주식회사 해일막걸리의 탄생!
혼자서 법인을 설립하겠다고 말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신기하게도 모두 "대표님, 대행 맡기세요!" 였어요. 법인 설립을 하려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대단히 많고, 그 서류를 준비하는 시간을 아껴 사업에 더 몰두하는 게 대표의 일이라는 게 주요 골자였지요.
일리가 있는 조언이었지만 저는 법인 설립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제 첫 회사인 만큼 정관도 직접 쓰고 싶었어요. 대행 수수료도 아끼고 싶었고요. 그래서 스스로 법인 설립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가 가장 용감하니까요.
인터넷에 법인 설립을 검색하니 많은 포스팅이 나왔지만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었답니다. 다행히 지원사업에서 멘토링을 받을 수 있어서 전문 멘토링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멘토님도 대행사에 맡기는 걸 추천하시긴 하셨지만요.
혹시 저처럼 혼자서 셀프 법인을 설립하고 싶은 대표님들을 위해, 제가 어떻게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는지를 공유하려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온라인법인설립시스템에 접속하는 거예요. 회원가입 후 주식회사 설립하기를 클릭하시면 반절은 이미 성공한 것이랍니다. 시스템이 알려주는 순서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되거든요!
참고로 사이트가 불안정해서 여러 브라우저로 접속해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오류가 나서 크롬, 웨일, 엣지 세 개를 돌려가면서 사용했어요. 물론 오류가 나면 고객센터로 전화하시는 게 가장 빠르게 해결하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식회사 설립하기를 클릭하셨다면 첫 번째로 회사명과 공고방법, 본점 주소를 입력해주시고 구성원 및 주식 정보를 입력해주시면 됩니다. 빨간색 글씨로 된 주의사항을 잘 읽어보셔야 보정을 받지 않고 한 번에 통과될 수 있으니 꼭 놓치지 마세요!
희망 상호명을 입력하실 땐 관할지에 중복 상호가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중복 상호 검색은 인터넷 등기소에서 할 수 있는데요, 저는 혹시 사업장을 이사하게 될 상황까지 고려해서 전체 등기소로 검색할 등기소를 설정한 후 '해일막걸리'를 검색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아무도 해일막걸리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는 않더라고요 :)
공고 방법은 회사의 공고를 싣을 매체를 선택하는 건데, 매체마다 공고 비용이 다르다고 해요. 이건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아서, 공기관에 자주 들어간다는 서울신문을 선택했습니다. 향후 공공기관과도 협업하고 싶은 꿈이 있었거든요. 만약 홈페이지가 있다면 굳이 매체비를 내지 않고도 공고를 낼 수 있다고 하니, 홈페이지가 있는 대표님들은 꼭 기입하시길 바라요!
본점 주소지는 등본과 같은 표기로 입력되어야 하고, 영어는 한글 음차를 해야 한다고 하니 이 부분도 꼭 지키셔서 보정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다음으로 넘어가면, 발행주식의 수를 정하게 됩니다. 저는 굉장히 소액으로 설정했어요. 자본잠식만 되지 않는다면 자본금의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멘토님의 조언을 듣고 따랐습니다. 또 저는 1인 주식회사니까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 저희 팀원을 감사로 구성원 정보를 입력했어요.
여기서 첫 번째 오류가 생겼는데, 바로 이메일 주소였어요. 브라우저에 따라서, 그리고 이메일 안에 @를 제외한 특수 문자가 들어가면 가끔씩 오류가 생기는 것 같으니 혹시 저와 같은 경우라면 다른 이메일 주소로 시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사업 목적을 입력하는 부분인데, 약 20개 정도의 사업 목적을 나열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사업할 분야가 아니더라도 확장성을 고려해서 다양한 항목을 적어주시는 것이 좋아요. 다만 구체적으로 적으셔야 하는데, 예를 들어 그냥 '온라인 도소매업'이 아니라 '탁주 도소매업' 정도로 명확하게 적는 걸 추천해주시더라고요.
아래에 기업 형태를 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당장 예비사회적기업이 아니더라도 사회적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예비사회적기업을 선택해 주세요. 정관 예시가 바뀌거든요.
다음 페이지에 뜨는 순서에 맞춰서 서식을 작성해주시면 되고, 정관 같은 경우에는 상황에 맞게 손봐주셔야 해요! 인터넷에 검색해서 최신 정관을 보시고 수정해주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도 멘토님에게 정관만 피드백을 요청드려서 많은 수정을 했습니다.
나머지 서류들은 클릭, 클릭만 하면 되는 것이라 매우 쉽고요! 전 법인 셀프 설립을 결심하자마자 도장집에 달려가 법인 인감을 파놨기 때문에 법인인감 신고서도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도장집에서 찍어주는 샘플 도장 종이를 버리지 말고 그걸로 스캔하세요! 훨씬 쉽고 인주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나머지 단계 역시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수수료를 납부하고, 감사 역시 회원가입 후 감사에게 주어진 서류에 전자서명을 한 후 기다리면 영업일 2~3일 안에 법인 설립이 완료됩니다. 큰 문제가 없다면 일주일 만에 주식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고객센터도 친절하시고 또 2022년 같은 경우에는 셀프 법인 설립 도움 서비스도 지원되니 여유가 있으신 대표님들은 셀프로 진행하는 걸 추천드려요. 내 손으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어려움을 이기거든요.
법인 설립 절차가 끝나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엔 상담원님이 사업자 등록을 무료로 대행 맡길 수 있는 행사 중이라고 안내해주셔서 사업자 등록은 대행으로 진행했습니다. 확실히 전문가와 진행하니까 제가 모르거나 할 수 없는 부분도 알아서 착착 진행해주시더라고요. 왜 다들 대행을 추천했는지 살짝 알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셀프로 법인을 설립한 걸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저도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해낸 건 아니었어요. 막상 쓸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인 인감을 등록하러 동사무소를 왔다 갔다 했고, 개인 인감 증명서도 세 통이나 뗐답니다. 또 제주도로 교육을 받으러 가면서 공인인증서를 챙기지 않아서 사업자등록 진행 과정이 좀 더뎌지기도 했고요.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 법인 설립은 그중에서도 아주 작은 물결이라고 생각되어요. 부디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든 대표님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