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를 바꿨더니 훨씬 건강해졌어요
브런치를 통해 여러 소식을 전하면서 힘들었다는 말을 꽤 자주 한 것 같아요. 정말 괴로운 시간이긴 했었죠! 하지만 일에 대한 태도를 바꾼 어느 순간부터 저는 훨씬 행복해졌어요. 높은 목표를 가지고 계신 대표님들께 적극 추천드리는 방법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의 어지러움을 덜고 싶은 분들께는 이런 사례도 있다는 걸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그동안 열 번이 넘는 지원사업 탈락과 진전되지 않는 사업,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저에게는 이미 단계별로 세운 계획이 다 있었거든요. 흔히 마일스톤이라고 하죠. 그런데 당연히 도달할 것 같았던 마일스톤에 닿지 못하면, 후폭풍이 정말 세게 오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세웠던 계획들을 공개해 볼게요. 저는 2023년 1분기에 하나 이상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서 사업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사업비를 받으면 눈 여겨봤던 지역의 상가를 임대해서 해일막걸리의 공간을 꾸리고자 했고요. 그렇게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 안에는 양조장을 마련해서 플랫폼에도 입점하고 주류제조면허도 받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요? 2분기까지 단 하나의 지원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했죠. 사업비 지원은 당연히 없었고, 그렇다고 사업으로 큰돈을 벌지도 못했습니다. 차선책이었던 대출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서 진작 예산이 소진된 상태였고요.
여기서 큰 좌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딱히 쉬지도 못하고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낸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는 아무 성과가 없었으니까요. 내가 한 게 도대체 뭐지? 아무것도 못하고 귀중한 5개월을 흘려보냈나? 이젠 뭘 더 해야 하지? 이런 부정적인 생각과 후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어요.
매일 밤 쏟아지는 걱정에 잠을 설칠 정도로 힘들었던 저는 기존과는 아예 다른 월간 목표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바로 '해일막걸리 생각을 하지 말자!' 였죠. 어찌 보면 포기 선언과 다름없는 것이었지만, 정말 쉬어야만 하는 시점이었어요. 해일막걸리의 실패가 곧 제 인생의 실패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업에 너무 몰두해 있었거든요.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다시 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았어요. 아무리 사업이 중요해도 가장 소중한 건 자기 자신인데 말이죠.
그때부터 저는 거창한 미래를 바라보는 걸 중단하고 오직 '오늘'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일별로 해야 하는 일들을 적어놓고 딱 하루치 일에만 신경을 쏟는 거였죠. 해일막걸리가 3개월 후에 어떻게 되든, 아니 바로 일주일 뒤에 어떻게 되든지 전혀 상관하지 않았어요. 그저 오늘 하루만 충실히 살아가면 된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죠.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취소될 것만 같았던 단체 예약이 확정되었고, 다른 단체 체험 문의도 들어왔죠. 안될 것만 같았던 지원사업은 서류에 이어 면접까지 통과했고요. (아직 PT 심사가 남았지만요.) 노력 없이 좋은 상가를 찾게 되었고, 3분기 대출 신청도 무사히 마쳤어요. (아직 대출이 나온 건 아니지만요!) 제작한 소셜미디어 콘텐츠도 가장 높은 반응을 보여줬죠. 이 밖에도 뜻밖의 협업 제안이 들어온다던가, 사업과 관련 없는 일상의 소소한 행운도 따라왔어요.
당연히 저를 괴롭히던 불안도 사라졌습니다. 불안이 사라지니 금세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어요. 그야말로 행복한 하루살이가 된 거죠. 7월의 절반을 보낸 지금도 저는 '하루'만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머나먼 미래를 그려야 할 시기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매일매일 하루를 살아가며 미래를 위한 에너지를 쌓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혹시라도 저처럼 조급함에 쫓기고 계시다면, 잠시 멀리 보던 시선을 거두고 오늘 딱 하루에 초점을 맞춰 보시는 건 어떨까요? 계획이 틀어지거나 목표가 수정되어도 무섭게 상상했던 것보단 괜찮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