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통주 칵테일을 선보이던 밤
6월, 날이 참 좋던 밤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도시의 문화를 기록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도시단물의 필동 옥상 파티가 있던 날이었는데요, 도시단물 대표님의 감사한 기획으로 해일막걸리도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바로 세 종류의 전통주 칵테일을 선보이는 일이었죠.
칵테일 만들기는 처음이었기에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각각에 맞는 레시피를 찾아보았어요. 그리고 우유와 연유를 섞어 막걸리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을 강조한 크림 막걸리, 오렌지 주스로 상큼함을 더한 약주 선라이즈,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줄 소주 토닉 세 가지를 준비했답니다.
행사 전 리허설을 위해 도시단물 사무실에 모여서 레시피를 점검하고 세밀하게 수정했어요. 아무래도 머릿속으로만 짠 레시피라 실전 연습이 필요했죠. 실제로 생각보다 막걸리 맛이 너무 강하다든지, 너무 달다든지, 혹은 너무 쓰다던지의 문제가 있어서 여러 번 시도해야 했습니다.
대망의 행사 날, 주류박람회 일을 마치고 헐레벌떡 행사장으로 뛰어갔어요. 잠깐 숨 돌리고 바로 칵테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선보인 칵테일은 약주 선라이즈였어요. 앞에 이미 무알콜 모히또가 나간 시점이었기 때문에 너무 튀지 않는 비슷한 계열의 칵테일부터 나가야 할 것 같았어요.
스태프 분의 도움으로 그레나딘 시럽을 바닥에 깔고, 약주와 오렌지 주스를 섞어 부어 주었어요. 위에는 말린 장미를 얹어서 음료가 심심해 보이지 않게 꾸며주었습니다.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급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서로 '침착해! 괜찮아!'를 외치면서 칵테일을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다음으로는 크림 막걸리가 나갔는데요, 연유와 우유를 잘 배합한 후 막걸리와 섞어 쉐이커에 넣고 흔들어 주었습니다. 그 위로는 우유 폼을 올리고 토핑을 뿌려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소주 토닉을 만들어 나가고 저도 옥상으로 올라가 파티에 함께 했습니다.
해가 진 밤이 되어 조명이 예쁘게 빛나고, 해일막걸리의 이름이 벽에 띄워진 걸 보니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이곳에서 해일막걸리 인스타그램의 100번째 팔로워분도 만나고, 전통주 양조장에서 일하시는 분도 만나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었어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진 일정이라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은 걱정일 뿐! 오히려 좋은 분들을 만나 힘이 충전되는 하루였답니다.
최근 직접 만든 막걸리를 기반으로 소담한 칵테일 바를 운영하고 싶다는 목표가 새로 생겼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준비한 세 종류의 칵테일이 모두 달달한 맛이라, 단 술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을 위한 담백하고 깔끔한 칵테일도 메뉴에 꼭 필요하겠다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즐거운 행사에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도시단물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전통주 칵테일은 집에서도 만들기 쉬우니 특별한 술을 즐기시고 싶을 때 만들어 드셔보셔요! 해일막걸리는 앞으로도 많은 분들께 작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