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제 주류박람회 후기
지난주에는 주류 업계 가장 큰 축제인 국제 주류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다녀오셨을 텐데요, 해일도 주류박람회 현장에 있었답니다! 지난해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방문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인턴십을 하고 있는 양조장 일을 도우러 판매자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정말 많은 인파와 다양한 술이 있었는데 그 열기가 대단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뜻밖의 영감과 힘을 받고 오기도 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는 행사라 준비 시간까지 약 9시간을 내내 서 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아마 행사장 안을 가득 채운 에너지 때문이겠죠.
제가 3일 동안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안녕하세요, 시음해 보시겠어요?" 일 거예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저희 부스를 찾아주시기도 했고, 저 또한 저희 술이 가진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거든요. 시음을 진행하면서 술이 너무 깔끔하다는 이야기와 맛있다는 칭찬을 들을 때면 제가 빚은 술도 아닌데 괜히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시음을 마치신 손님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술을 구매해 가실 때면 더없이 뿌듯했어요. 가격이 엄청 저렴한 것도 아니고 장황한 설명을 해드린 것도 아닌데 술을 사기로 결정하신 거라면, 술이 엄청나게 맛있었다는 뜻이 되니까요. 역시 술의 기본은 품질이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게 되는 날들이었습니다.
특히 과하주는 인기가 많아 이틀 동안 제일 빠르게 품절되는 술이었어요. 이번 배치는 평소보다 산미가 강해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 산미가 고객들에게 독특한 상큼함으로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여름을 이겨내는 술이라는 이름답게, 많은 분들의 여름에 과하주가 함께하게 되어서 기뻐요 :)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둘이 운영하는 부스이다 보니 너무 바빠서, 혹은 제가 너무 부족해서 한 분 한 분 더 친절하게 더 정성을 다해 응대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평소 어떤 술과 안주를 좋아하시는지도 묻고 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하루가 끝나고 나면 늘 후회하곤 했어요.
저희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부스 중에 하나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물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좋은 기회가 닿아서 내년에도 참여하게 된다면 그땐 이 부분을 개선해 볼래요.
비록 작은 아쉬움도 느꼈지만 주류박람회 경험은 정말 특별했어요! 평소 맛보고 싶었던 막걸리들을 시음해 볼 수도 있었고요. 다정한 양조장 대표님들을 새로 만나 뵙는 것도 좋았고, 전통주로 맺어진 인연들을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것도 반가웠거든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스를 도와주러 오신 선생님도 계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처음이라 모든 게 어리숙했지만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무사히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저에게 새로운 활력을 선물해 준 주류박람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덕분에 지난주는 더욱 바쁘게, 더욱 활기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의 주류박람회는 끝이 났지만, 더 다양하고 재밌어질 내년의 주류박람회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