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지켜가는 해막의 일상

다시 시작한 정시 출퇴근

by 해일막걸리

지난 3월 막걸리를 출시하면서는 일주일 내내 양조장 문을 열었는데요. 4월부터는 수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매 오후 4시부터 8시에 손님들을 만납니다. 화요일은 소중한 휴무일이에요. 사실 체험은 휴무일과 상관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난주까지는 7주 연속 매일 일했고 드디어 이번 주 화요일 온전한 첫 휴무를 갖습니다. 정규 운영 시간을 갖는 건 오래 계획했던 일이었는데, 2025년이 되어서야 확정하게 되었네요. 이로써 올해의 운영 목표 한 가지를 벌써 이뤘습니다.


약 한 달 반동안 출퇴근한 감상은요. 부지런하다고는 할 수 없는 성정상(저희 엄마 말에 따르면 아침에 태어난 쥐라서 그렇다네요.), 회사에 다닐 때도 출퇴근을 힘겨워했는데 다시 제시간에 맞춰 다니려니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상적으로는 30분 전쯤 매장에 도착해서 깨끗이 청소하고 문을 활짝 열고 싶은데, 꾸물거리며 늑장을 부리는 게 일상입니다. 으아, 맨날 버스에서 후회하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다시금 성실하게 일하시는 많은 분들께 존경심이 든다니까요. 정말로 규율에 맞춰 일어나고, 먹고, 씻는 일은 쉬운 게 아닙니다! 여러분은 대단한 일을 매일 하고 계신 거예요.


영업일 딱 4시간만 매장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고, 체험 준비 같은 할 일이 있으면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전처럼 완전히 유동적인 일정은 아니라서 무언가 더 알차게 사는 기분이 듭니다. 확실히 매장에 있는 동안은 밀린 일 하나라도 더 하게 되고요. 1인 기업으로 일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생산성이 들쑥날쑥하다는 거였거든요. 아무래도 곁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하지만 이번에 정규 업무 시간이 생겨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아직도 산더미이긴 하지만요... 각종 세금과 콘텐츠들!)


KakaoTalk_20250416_174133454_05.jpg 출강 준비하면서 이렇게 담금주도 담고요~


또 확실히 저희 양조장이 더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불이 꺼진 채 닫혀 있는 시간이 열린 시간 못지않게 길다 보니 뭐 하는 곳인지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직접 들어오셔서 막걸리나 체험에 대해 물어보시거나 지나가다 입간판 사진을 찍어가시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막걸리를 사가시면서 인근에 사는데 매번 지나가면서 궁금했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 매장 뒤편으로는 쭉 주택가인데, 그곳에 사시는 분들이 매장이 열려 있는 걸 보고 다가와 화분도 가져다주시고 흙도 채워주시고 합니다. 이렇게 동네에 자리를 잡게 되는 건가 봐요.


다시금 정시에 맞춰 살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이래저래 체력이 떨어졌다는 점인데요, 이 문제는 과도기라서 자연스럽게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 일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보니 변한 식사 시간이나 수면 시간에 또 적응을 해야겠죠. 운영 면에선 앞으로 더 해놔야겠다고 느끼는 게 많아요. 결국 쓰레기가 될 요란한 홍보물은 지양하고 있지만 그래도 바깥에 내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 싶긴 합니다. 여러 번 쓸 수 있는 작은 포스터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요. 또 손님들께 자세히 설명드릴 수 있게 디지털 메뉴판 같은 걸 만들어 놔야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수제 막걸리는 실물로 보여드릴 수 있고 시음도 가능한데, 체험 같은 건 설명으로는 좀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이건 사실 아주 느리게 작업 중인 홈페이지 구축이 끝나면 함께 해결될 것 같은 부분이긴 합니다.


KakaoTalk_20250420_221609040.jpg 택배를 보내러 우체국에 가는 길에는 멋진 벚나무도 봤어요.


여러분의 요즘은 어떠신가요? 움직이는 시공간이 한정되다 보니 손님들이 방문하셔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날의 유일한 재미가 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저도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면서 속을 풀기도 하고요! 오시는 분들마다 저에게 웃음을 안겨 주시는 게 이 일을 하게 되면서 얻은 가장 큰 행운 같아요. 새롭게, 그리고 변함없이 찾아 주셔서 감사해요.


글을 마무리하려니 벌써 퇴근 시간이네요. 그러면 저는 오늘도 씩씩하게 퇴근하고, 잘 먹고, 잘 씻고, 잘 자서 내일도 출근해 보겠습니다 :) 해일막걸리에서 또 만나요!

매거진의 이전글우리는 덜 해로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