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힐링하는 나만의 공간 hytte
자연과 공존하는 노르지안 라이프 스타일, hytteliv (휘따리브)
코로나로 주말 주택에 관심이 더욱이 높아지고 있다. 호텔보다 훨씬 낡은 펜션은 호텔 가격 2배 이상이라도 예약이 꽉 차 있다. 무엇보다 도시로부터 벗어나고 나만의 힐링공간을 찾는 게 중요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노르웨이에선 주말주택 문화가 이들의 삶을 이루는 중요한 문화중 하나이다. 우리가 주말주택인 산장을 cabin이라 부르듯이 이들은 hytte (휘따) 라고 부른다.
북유럽 내에서도 특히나 노르웨이가 산장 문화가 발달해 있다. 덴마크, 스웨덴에 비해 한 도시에 밀집해 거주하지 않고 여러 곳에 흩어져서 살아가는게 문화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곳에 산장도 함께 생겨난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산속에서 스키를 타는 게 문화인 이들은 스키를 타기에 적합한 곳에 휴식할 공간을 마련하다 보니, 그것이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주말 주택으로 이어진 듯하다.
* 이 위의 휘따에 대한 자세한 다큐멘터리는 이곳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노르웨이어로 되어있지만 영상으로 공간을 이해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삶의 일부가 된 휘따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그것은, 자연 속에서 날 드러내지 않고 잘 숨는 것이다. 이 철학은 건축재료를 선정할 때도 고려되는 사항이다. 최대한 자연에서 주는 재료를 사용하고, 주변 환경과 잘 융화되어 숨는 것이다. 정말 자연 깊은 곳에 있는 집이다 보니, 하수도 시설도 전기도 없는 경우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문을 열면 씻을 수 있는 호수가 있고, 전기 대신 난로와 초가 있기에 충분히 살아가는 것엔 지장이 없다는 마인드인 것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hytte는 소유하는 것이 아닌 잠깐 자연한테 신세를 지고 공간을 나눠 쓰고 빌려 쓰는 개념인 것이다.
휘따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
자연 속에서 날 드러내지 않고 잘 숨는 것이다.
hytte는 휴식과 힐링의 장소이기 때문에 최대한 나무 소재를 사용해서 힐링공간으로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hytte를 짓는다 하더라도 100년이 넘은 통나무로 지어진 휘다를 사 오는 경우도 많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통나무집과 비슷한 구조이다. 하나하나 통나무를 격자로 올리는 방식이기에, 다른 도시에서 오래된 구조물을 사 온다 하더라도 조립 순서대로 올리기만 하면 된다. 대부분의 hytte는 새로 구매하기보단, 가족 대대로 물려오는 것 이기에, 오래된 그대로 사용하는 게 보편적이다. 전체적으로 나무 구조물로 되어있고 지붕은 흙과 잔디로 덮는 전통적인 마감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집 내부에서 온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도와준다. 가끔 산 경사와 집 지붕이 맞닿아 평평하게 이어진 곳에는 사슴이 지붕 위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내부 인테리어도 잣나무, 오크나무, 나무합판을 대체로 많이 사용한다. 휘다도 모던하게 집처럼 럭셔리하게 짓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과 융화되고 자연과 닮은 hytte의 모습을 선호한다. 그 어느 hytte도, 개인 소유지라고 울타리를 두루거나 출입구를 만들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hytte가 모여있는 빌리지 같은 경우에는 빌리지 입구에 출입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비싼 럭셔리 hytte라도, 개인 공간의 영역표시를 드러내지 않고 자연 속에 잘 숨어 있기 마련이다.
프로젝트명: mylla hytte
건축: Mork-Ulnes Architects
외관은 파인트리, 내부는 합판으로 모던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내부에 들어가는 가구는 최대한 공간에 맞게 제작하며 공간을 효율적으로 만든 듯하다. 작은 가구와 소품은 빈티지 아이템으로 믹스 매치해, 모던하지만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게끔 연출하였다.
프로젝트명: Skigard Hytte Cabin
건축: Mork-Ulnes Architects
전통적으로 나무를 쌓아 올려 잔디를 지붕에 설치하는 방식을 모던하게 해석하여 디자인을 했다. 건축물 중간에 비어있는 공간을 두어 스키를 타고 와서 잠식 휴식할 수 있는, 외부지만 내부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 외관을 전체적으로 빼곡하게 덮지 않아, 건물이 자연스럽게 자연의 일부로, 잘 스며들게 있게끔 연출을 하였다.
이런 휘따를 노르웨이인들은 어떻게 사용할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금요일 오전에만 일하고 점심시간에 휘따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금-일까지 머물거나 요새는 휘따에서 자택 근무를 보는 경우도 많다. 휘따에서는 뜨개질을 하거나, 잼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산속에서 채취한 다양한 베리류들로 잼을 만들어 빵과 함께 먹는다. 사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건, 불멍인듯하다. ㅎ
아래는 hytte 컬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비디오도 링크를 걸었으니 한번 보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음악: Yivis
이번 글을 마무리 지으며, 예전에 놀러 갔던 지인 토르변의 휘따에서 한 대화가 생각이 난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집 밖에서, 그가 직접 만든 나무의자 위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말했다.
그냥 이곳에서 산을 바라보며 커피만 마셔도 너무 행복해, 눈까지 온다면 더 금상천화지. 다음 주에는 이곳에서 손자와 같이 눈사람을 만들 거야
라고 했던 그의 한마디가 잊히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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