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세계꽃식물원
10년 후 오늘,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대동강 물이 풀리고 본격적인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는 우수(雨水).
입춘과 경칩 사이에 낀 우수는 봄기운 그득한 우수가 아니라
계절적 우울감마저 살짝 맴도는 우수(憂愁)에 젖게 만든다.
우수를 거드는 우중충한 날씨.
뭔가 모호해졌다.
우수에 우수.
숫자로 표시된 온도는 올랐고
창가로 비치는 햇살은 겨울의 그것과 다르다.
매서운 겨울바람에 늘어졌던 태양도 힘을 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겨울보다 더 춥다.
겨울보다 더한 찬바람에 뼛속까지 시리다.
쉬 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문득,
생각이 났다.
그냥,
가보고 싶어 졌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문득,
10년 후에도 다시 가보고 싶어질 것 같았다.
두근, 두근
한걸음에 봄꽃이,
한걸음에 여름꽃이,
한걸음에 가을꽃이,
한걸음에 겨울꽃이,
꽃이 피었다고 쓴다.
초록 초록한 길.
걷고, 걷고, 걷고 걷고.
손끝에 와 닿는 봄은 싱그럽고
코끝에 와 닿는 봄은 아찔하다.
기억은 봄 향기로 물들어 간다.
어제의 기억은 퇴색되었고
오늘의 기억은 향기로 남았고
내일의 기억은 그리움이 되었다.
10년 후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