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공원, 고흐가 사랑한 해바라기가 있는 풍경,
태양을 닮은 둥근 모양을 가진 해바라기.
태양의 색깔과 같은 황금색 꽃을 가진 해바라기.
꽃이 자라는 동안 태양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꽃이 다 자라면 일편단심 태양만을 바라보는
고흐는 해바라기를 열광적으로 사랑했던 것을 넘어
해바라기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평생 질병과 가난, 고독에 시달리는 공핍한 삶 속에서도
유독 해바라기를 그릴 때만은 삶의 에너지가 넘쳤다고 전해진다.
볕 들 날 없는 인생에도 해바라기를 그릴 때면
그 인생에 뜨겁고 강렬한 태양이 비치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캔버스 안의 해바라기는 마치 고흐가 강렬한 붓 터치를 막 끝낸 것 마냥
살아서 움직이고 영혼의 떨림마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그가 그린 해바라기의 노란색은
다른 화가가 그린 해바라기보다 유독 강렬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
어쩌면 고흐가 그린 것은 해바라기가 아니라
그 내면 속에 품고 있는 예술가로서의 뜨겁고도 강렬한 생을 그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죽을 것 같았던 여름 더위도 비 한 번에 쓰러졌다.
시나브로 가을이 찾아들었다.
1년 중 하늘공원이 가장 인기 있는 계절은 뭐니 뭐니 해도
억새축제가 열리는 10월 가을이다.
억새가 아직 꽃 피기는 이른 늦여름과 초가을.
하늘공원은 초록의 어린 억새와 해바라기가 채우고 있다.
해바라기가 핀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는 하늘공원 입구에서
공원 안쪽으로 백두부터 한라까지를 표현한 '산'이 있는 조형물까지 걸어야 한다.
더워도 너무 더웠던 여름.
지친 마음에 휴식을 원한다면
온통 초록색의 푸른 띠가 일렁거리는 하늘공원으로 가보자.
고흐가 사랑한 강렬한 노란색의 해바라기가 지친 마음에 기운을 북돋우고
뜨거워진 머리와 가슴은 초록색의 억새가 마음을 다독여 줄 테니.
글. 사진 이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