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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해경 Jan 25. 2023

그래서 영어는 얼마나 늘었나요?

몰타, 런던 어학연수 #3

+ 총 어학연수 기간은 34주. 엘리멘터리에서 시작해 어퍼 인터미디어트에서 마무리. 

총 34주의 어학연수는 몰타 20주 + 런던 12주 + 몰타 2주로 EC Malta와 EC London으로 구성했다. 

몰타와 런던의 연계연수는 통상 몰타에서 공부하다가 런던에서 공부를 마치는 것이 수순이다. 원래 나의 계획은 한국-몰타는 직항이 없는 관계로 반드시 어디에선가 경유를 해야 하는데 2020년에는 런던을 경유지로 하고 24주를 몰타에서 보내고 나머지 12주를 런던에서 보내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런던-한국을 운행하던 BA 항공이 운항을 하지 않으니 런던을 경유지로 할 수가 없게 됐다. 경유지 선택이 많지 않아서 어쩔 수없이 몰타-이스탄불-한국을 경유하는 터키항공을 예매하게 되면서 한국-이스탄불-몰타 / 몰타-런던 /몰타 -이스탄불- 한국의 일정으로 다른 사람과 좀 더 다른 코스로 움직이게 됐다. 다행히 몰타와 런던은 같은 어학원(EC)이었기에 몰타에서 이미 등록했던 24주차 중 남은 4주차 학비를 런던으로 넘길 수 있었고 실제로 런던의 경우는 8주 수업만 새로 등록을 했다. 


다시 몰타로 와서는 어학연수를 할 계획은 아니었으나 EC 몰타에서 수업 주차 계산을 잘 못해서 1주가 남은 상황이라 할 수 없이 몰타에서 1주 수업이 남게 됐다. 런던에서 어퍼에서 수업을 받아보니 이왕이면 공부를 좀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몰타에서는 기존의 1주 더 해서 총 2주 어퍼 수업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수업을 더 하고 싶었는데 같은 어학원이라 교재가 같은 관계로 내가 몰타에서 배울 내용이 런던에서 이미 배운 내용이라 몰타에서 수업은 2주만 더하고 총 34주로 어학연수 일정을 마무리했다. 


몰타에서 다시 공부를 해보니 프리어드번스 레벨테스트를 봐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들어서 시험을 보고 싶었지만 여차저차해서 결국 시험은 보지 못했다. 사실 인터미디어트라고 해도 어퍼인터미디어트보다 영어 말하기가 더 좋을 수도 있어 증명서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설 학원에서 발급해 주는 증명서 종이 한 장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왕이면 긴 시간 정말 스트레스받으며 고생했던 만큼 프리어드밴스로 마무리하고 싶었던 작은 바람이 있었다.


그래도 이 나이에 엘리멘터리에서 시작해 어퍼 인터미디어트로 끝났으니 그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현재 나의 영어 수준은 외국인하고 의사소통은 어려움이 없고 가벼운 스몰 토킹부터 크게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까지의 대화 혹은 토론까지는 가능한 것 같다. 

어학연수를 마치면 발급해주는 레벨증명서, 본의 아니게 몰타 2장, 런던 1장,

 

+ 영어 레벨이 뭐예요? 

막상 어학연수를 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참 많이 달랐다. 일단 영어 레벨부터가 익숙하지 않았다. 어학원에 따라 레벨을 등급을 나타내는 단어(엘리멘터리, 인터미디어트 등)로 쓰거나 알파벳(가령, A1, B1 등)으로 칭했는데 부르는 학원에 따라서 레벨을 좀 더 세분화해서 나누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부연설명해 놓은 레벨로 진행된다. 


참고로, 

비기너(Beginner)는 알파벳만 아는 수준 정도이고, 

엘리멘터리(Elemetary, A1)는 기본적인 단어나 인사말 정도는 할 줄 알지만 문법은 완전 초보 수준이다. 

프리 인터미디어트(Pre-Intermediate, A2)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쉬운 영어는 이해하지만 말하기, 단어, 듣기 등 전반적으로는 초보 수준이고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B1)는 일상적인 대화, 여행상황에서 의사전달이 가능하긴 하지만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의 수준은 아직은 초급 정도다. 

어퍼 인터미디어트(Upper-Intermediate,B2)는 대부분의 상황이나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난이도 있는 표현에 한계가 있다. 

프리 어드번스(Pre-Advanced, C1), 어드번스(Advanced, C2)는 유창성에서는 원어민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전문적인 어휘를 어느 정도 사용하느냐에 따라 레벨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 


다른 어학원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의 경우 어퍼인터미디어트 레벨로 올라오니 선생님들도 전부 이젠 너희들은 원어민과 비슷한 수준이니 'Good' 이런 정도의 아주 쉬운 단어는 프리 인터나 인터에서나 쓰는 단어라며 어퍼 수준에 맞는 고급 단어 사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수업의 경우 선생님들도 알아듣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기보다 원어민의 일상용어를 사용하는 한편 말하기 속도도 원어민 그대로 사용했다. 어퍼 이상이면 스피킹 수준은 원어민 정도로 인식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이들의 경험을 종합해 봐도 어퍼 수업은 확실히 인터미디어트 이하의 수업과는 모든 면에서 확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알고 싶은 영어는 모두 어퍼 수업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어학연수를 하게 되면 최소한 어퍼 인터미디어트 정도까지는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https://www.bellenglish.com/what-is-your-english-language-level/ 


몰타 어학연수 비용이 다른 영어권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고 하지만 어학원 비용, 숙소비용, 생활 비용에 유로 환율까지 감안하면 어학연수 비용이 결코 싼 편은 아니다. 따라서 어학연수의 비용대비 최대 효과를 얻으려면 처음 시작 할 때부터 최대한 높은 반에, 가급적 인터미디어터 이상의 반에 배정되는 것이 돈과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겠다. 막상 어학연수를 경험해 보니 프리 인터미디어터까지는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한국이 더 잘 가리킨다는 생각이 가끔은 들기도 했다. 다만, 엘리멘터리부터 단계를 밟아 어퍼 인터미디어트까지 가니 어떤 면에서는 거시적인 것에서 미시적으로 단계가 진행되는 느낌이라 차근차근 알아가는 것 같아서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싼 어학연수 비용을 생각하면 최소 인터미디어트 수업부터 시작하는 게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다. 


나의 경우 수업 레벨 진행은 엘리멘터리 4주, 프리인터미디어트 16주, 인터미디어트 몰타 2주 + 런던 7주,  어퍼인터미디어트 런던 5주 + 몰타 2주였다. 엘리멘터리, 프리 인터미디어트에 있을 때 주위에서 실력이 되는데 왜 계속 낮은 반에 있냐면서 빨리 시험 봐서 인터미디어트로 가라고 조언을 했지만 기초를 차근히 다지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 시간을 오래 끌었는데 나중에 엄청 후회했다. 내가 알고 싶은 진짜 영어는 어퍼 인터미디어트에 수업에 모두 있었고 제대로 외국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어학연수 기간이 끝나가고 있었기에 괜히 프리인터미디어트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었다. 

나의  손때 묻은 교재들, 엘리멘터리 교재는 굳이 필요가 없어 한국으로 돌아올 때 굳이 가지고 오지 않았다.  
프리 인터미디어트에서 나를 미치도록 괴롭혔던  시제. 
어떨 땐 여전히 헷갈리는 조동사


+ 50대에 다시 시작하는 영어공부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한국식 영어는 말하기 위주의 수업이라기보다는 독해와 문법 위주의 수업이다. 따라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많지만 그게 입으로 잘 안 나오기 때문에 말을 잘하고 싶어서 어학연수를 선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직 나의 경험에 국한해 말하자면 영어를 썩 잘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외국인들과 말하는 것에 크게 두려움이 없는 성격인 데다가 아주 기초적인(길바닥에서 생존을 위한) 스몰토킹 정도는 워낙 많이 해본 터라 프리 인터미디어트까지는 사실 크게 공부를 하지 않아도 별문제가 없었다. 또한 프리 인터미디어트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대부분 아는 어휘라 프리 인터미디어트 때는 듣기 위주의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다만, 시제와 조동사는 우리나라에 없는 문법이라 그 뉘앙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정말 애를 먹었다. 


예습을 하지 않아도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프리인터미디어트 수업 
녹색형광펜은 다 모르는 단어. 예습을 하지 않고는 도저히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던 어퍼인터미디어트 수업. 

하지만 인터미디어트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어휘가 부족해서 상당히 힘들었다. 아마 인터미디어트의 대부분의 시간을 어휘를 외우는데 할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업 시간에 나오는 단어 중 모르는 단어는 무조건 노트 정리를 했고 런던에서는 인풋을 늘리기 위해 인텐시브 수업도 어휘수업으로 들었다. 그렇게 하루에 50~100개 정도 미친 듯이 단어를 외우기를 약 6주 정도하고 나니 처음에는 수업이 다소 버거웠던 것과 달리 수업이 좀 쉬워지는 느낌이었다. 

어학연수 10개월 동안 정리한 문법, 어휘, 에세이 노트들 
 어휘 정리 노트
시간 날때마다 형용사, 부사구는 따로 틈틈이 공부를 했다.
인터미디어트부터 배우기 시작한 이디엄도 열심히~
걸어다니면서도, 공원에서도 실상은 영어 단어를 외우고 외우고 외우고


이런 나를 보고 같이 어학연수를 하던 20~30대의 친구들은 "언니, 한국에서처럼 공부할 것 같으면 비싼 돈 내고 어학연수를 왜 와요? 책상에서 공부할 게 아니라 나가서 외국애들 하고 놀아야 영어가 늘어요."라고 했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기는 하다.  대학생의 경우라면 이미 인터미디어트에 있는 어휘 정도는 이미 알고 있기에 책상에서 공부하기보다 아이들과 나가서 놀면서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어휘나 문장을 계속 사용하고 말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뇌를 거치지 않고 번역 없이 바로 입으로 나오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책상에서 공부하기보다 나가서 놀면서 계속 말을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어학원 수업 후에는 학원에 남아서 학원이 문 닫을 때까지 공부 

나도 그렇게 안 해 본 건 아니다. 아주 기초단어 외에는 아는 단어가 별로 없는 나 같은 사람의 경우는 공부 방법이 달라야 했다.  나의 경우는 스피킹이 문제가 아니었고 아는 단어가 한정적이니 친구들과 어울리고 얘기를 해봤자 늘 그 수준이었고 매번 친구들의 말을 끊으며 그 단어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결국은 시간만 낭비하는 느낌이 들어 급한 불부터 끄자 싶어 죽자고 혼자서 단어를 외웠다. 그렇게 6주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단어를 몰라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스피킹도 점점 자신감이 붙어서 반에서도 스피킹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후에 런던에 있을 때 우연한 기회에 영어를 오랫동안 가르친 분을 만나 이런 나의 고민을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무조건 외국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말 저말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영어가 느는 건 아니라고 했다. 아는 수준 안에서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된다고 했다. 물론 말이 아예 안 느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 된 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내 상황에서는 단어 위주의 공부가 나에게는 주효한 공부방법이었다고 했다. 

어학원 근처에 있던 런던도서관
주말이나 휴일에는 런던 도서관이나 집근처 도서관에서 공부 또 공부.


+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4가지 영역은 한꺼번에 늘지는 않는다. 

어학연수를 하면서 만난 선생님들께 4가지 영역에 대해서 물었던 적이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가장 먼저 느는 건 말하기이고 그다음에 순서대로 읽기와 듣기고 쓰기가 가장 늦게 늘고 어렵다고 했다. 경험적으로도 그랬던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말을 해야 하는 시기, 책상에서 단어와 문법을 외워야 하는 시기 등등이 계속 반복되면서 찾아왔다. 인터미디어트 때는 단어와의 전쟁이었다면 어퍼때는 스피킹과 리스닝과의 전쟁이었다. 인터미디어 때 책상에 앉아 공부만 했더니 어퍼 인터미디어트 때는 갑자기 말이 버벅거리면서 잘 나오지 않았다. 특히 어퍼 인터미디어트 수업은 그간의 수업과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원어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구동사, 이디엄 등을 배우기 시작하고 유튜브 수업도 병행을 하니 평소 내가 사용하는 언어들이 다 그 수업에 있어서 공부는 정말 유익했다. 문제는, 인터미디어트까지는 처음 보는 어휘들이 있어도 크게 어려운 단어는 아니어서 그때그때 외워서 그때그때 써먹을 수는 있었는데 어퍼 인터미디어트는 일단 어휘자체가 어려우니 잘 외워지지 않았다. 안 그래도 하루에 거의 8시간 이상을 공부를 하는데도 어제 뭘 공부했나 싶을 정도로 아침이면 다 까먹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20~30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미치도록 했었다.   


무엇보다 머리로는 다 알고 있는 내용도 막상 입으로 나오지 않으니 당황스러웠다. 충분히 예습을 다했고 모르는 단어도 다 정리를 해서 내용은 다 알겠는데 입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 선생님은 분명히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생각해 질문을 하는데 내가 계속 대답을 못하고 엉뚱한 소리만 하니 스스로도 굉장히 스트레스였다. 그때 알았다. 단기간에 머리로 외웠다고 해도 그게 입으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영어를 거의 사용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이 처음 어학연수를 왔을 때 다 아는 쉬운 단어로도 말을 잘 못하는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다. 머리로 아는 단어여도 끊임없이, 무한반복적으로 입으로 말을 해봐야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 한국에서는 머리로 공부할 수는 있어도 영어를 지속적으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 어학연수를 통해 아는 내용을 활용하는 것이 바로 어학연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학연수는 영어를 배우는 것도 맞지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훈련의 시간이었다.  



+ 영어를 잘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리나요? 

이건 나도 참 궁금한 내용이었다. 몰타 선생님인 크리스는 영어가 번역이라는 과정 없이 바로 입으로 나오는 데까지는 하루 8시간씩 집중적으로 12주 이상을 했을 때 가능하다고 하셨다. 이러자 우리 반 애들이 일제히 나를 가리키며 와~ 했다. 다들 내가 3월에 엘리멘터리부터 시작해서 약 8개월 만에 어퍼 인터미디어트까지 온 건 거의 기적이라고 하며 나를 추켜세웠다. 런던에서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곤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루 8시간 12주를 정확하게 공부를 해본 나로서는 그때는 영어가 생각만큼 잘 안는다고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인들에게 '늙어서 공부는 하는 게 아니다'라고 얼마나 우는 소리를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가 왕창 늘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소위 말하는 영어식 사고가 그때는 가능했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과거형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늦은 나이에 벼락치기 수준으로 공부를 한 상황인데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니 내가 느끼기에도 영어가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는 기분이다. 

영어를 혼자서 공부하는 다양한 방법 


+ 영어가 유지가 되고 있냐고요? 

일상이라는 게 어학연수의 생활과는 완전히 달라서 어학연수시절만큼 영어에 시간 할애도 할 수 없거니와 그만큼의 집중력도 유지되지 않는다. 실상은 힘들게 돈들여 배운 영어를 잊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고 말하는 게 정확한 답일 듯하다.  어퍼 인터미디어트에서 배운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가지 못한 상태에서 어학연수를 마무리하게 된 것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다. 하지만 공부를 단기간에 너무 많이 하면 계속 공부를 한다고 해도 머리가 못 받아내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어학연수를 더 이어 가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어학연수를 마무리 했다.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옛말은 지당하신 말씀이었다.  다행이라면 영어는 단기가 아니라 장기플랜이라는 것이다. 


몰타와 런던을 떠나기전 선생님들계서 앞으로 스스로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양한 조언과 팁을 주신 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영어를 까먹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몰타와 런던에서 만났던 친구들과 왓츠앱으로 메시지도 주고받고 간간히 통화를 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원어민과 화상영어도 새로 시작한다. 물론 여러 가지 일도 함께 해야 하니 어학연수 때보다 집중력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에 배우고 익힌 영어 실력을 부지런히 갈고 닦아볼 요량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단 2주 정도라도 다시 어학연수를 가서 그동안 내가 공부한 내용을 확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학연수를 하고 있을 때는 비영어권의 유럽 사람들이 단 2주만 어학연수를 하는 걸 이해를 못했다. 고작 2주 어학연수 해서 뭘 배우는 게 있기는 할까 싶었다. 나의 어학연수를 끝내고 보니 왜 그렇게 짧게라도 어학연수를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짧은 시간동안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동안 자신이 익힌 영어를 체크 받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상위반에 있는 학생들의 경우 우리처럼 어학연수를 한번 하고 끝내는 사람보다는 해마다 짧게라도 어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유럽이라는 같은 대륙에 있어 거리상 가깝다는 것이 이다지도 부러울 줄이야. 


덧. 나는 애초에 아카데믹한 영어를 배워보는 게 목적이었기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영어에 올인하다시피 했었고 몸무게가 4kg나 빠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늦은 나이에 공부는 많은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했지만 내가 이 나이에 언제 또 이렇게 무언가에 올인을 해 보겠는가. 최선을 다 해본 시간이 가져다주는 충만함이 나를 또 새로운 길로 이끌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그 많은 나라 중 몰타였냐고요?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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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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