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혜리 Aug 30. 2016

05_플라오산 사원 복원 공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는 곳.

지난 2주 동안 가장 많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곳이 플라오산 사원(Candi Plaosan)이었다. 플라오산 사원군(Plaosan complex)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사원은 프람바난 지구에 포함되는 부지산 마을(Bugisan village)에 위치한 불교사원이다. 


플라오산 사원에는 현재 남자와 여자를 상징하는 커다란 2개의 절과, 반구형 지붕을 한 건축물이 300여개, 작은 탑이 60여개 있다. 사원은 원래 담으로 둘러진 형태였는 데, 지진 때 부서져 지금은 사원만 있다. 

여전히 수많은 사원의 파편들이 복원되길 기다리고 있다.

이국적인 건축물 주위로 많은 돌들이 쌓여 있었다. 2006년 지진으로 인해 무너진 사원의 잔해였다. 기록에 의하면 2006년 지진을 포함해 총 150여번의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잦은 지진으로 인해 플라오산 사원은 본래의 모습을 잃었고, 수년간 복원작업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될 수 있었다. 


플라오산 사원을 복원하는 일은 아주 어려운 퍼즐을 맞추는 것 같았다.
모조품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작은 구멍을 새긴다. 구멍 외에는 어떤 조각도 새기지 않는다.

부서진 사원을 재건하는 일은 마치 퍼즐 맞추기와 같다고 했다. 본래 모습을 그려 넣은 설계도를 보며 돌을 찾는 일은 가장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플라오산 사원이, 돌을 쌓고 표면을 조각하는 방식으로 건축되었기에 조상들의 방식 그대로 그들이 사용했던 자재를 가지고 복원을 하고 있었다. 최대한 원본을 살리려고 하지만 돌을 끝내 찾지 못했을 때 모조품으로 대체한다. 원래 돌과 같은 성분의 돌을 사용하지만 오래된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색이 서로 다르다. 모조품을 색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는 데, 바로 모조품에는 구멍이 세겨져 있다는 것이다. 진짜 돌과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표면에 어떤 조각도 세기지 않고 다만 작은 구멍을 세겨 모조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건축물은 돌을 찾는데 1년이 걸리고, 복원까지 7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플라오산 사원 전체 복원이 언제 끝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플라오산 사원의 가장 큰 두개의 건축물 중 하나를 재건하는 데 200명의 인부가 3년 동안 동원되었다고 한다. 두개의 건축물은 각각 1954년과 1993년에 복원되었다. 복원 작업을 하는 인부들은 사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그들은 돌을 찾고, 찾은 돌을 깨끗이 청소한 후, 전문가와 함께 찾은 돌을 문양대로 매치한다.

플라오산 사원 주위에는 땅콩과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부서진 사원의 잔해 위로 한 농부가 보인다. 농부가 재배한 농작물로 사원이 복원되고 있었다. 

플라오산 사원 주위로 농사를 짓는 밭이 있었다. 농작물 아래 사원과 관련된 유물이 매장돼있을 수도 있고, 본래 모습 그대로 복원을 하기 위해선 밭을 가로지른 다리가 놓여야 하지만 농작물을 판매해서 난 수익의 일부가 플라오산 사원 복원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의 공간에서 조상과 후손 그리고 신을 위해, 현재를 살고 있는 그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농사를 짓고 작은 돌조각을 찾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04_드디어 첫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