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길바닥에서 나는 우렁찬 목소리에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하나둘 고개를 떨군다. 그녀는 그런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정한 호흡으로 까랑까랑한 울음을 내뱉는다. 그녀의 온 신경은 여섯걸음쯤 떨어져 있는 엄마에게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좀처럼 엄마는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이 아니라는 듯, 아이 셋 중 가운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녀의 바람대로 엄마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와 엄마와의 신경전에서 관람객인 첫째와 셋째는 열렬한 환호를 보낸다. 한 명은 엄마편, 한 명은 그녀편. 그녀도 알고 있다. 자신이 이길 것이란걸. 울음과 고함을 섞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데 탁월하다. 엄마가 건넨 과자 한 조각에 그녀는 못 이기는 척 일어선다. 그녀는 거기까지, 바지를 털고 손을 닦아주는 건 엄마의 몫이다. 그녀는 의기양양하다. 끝까지 엄마는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작은 동물원으로 데려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는 밝게 웃으며 엄마와의 휴전을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