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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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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적 Sep 10. 2018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들

소심하거나 예의바르거나

스스로의 한계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그만큼 인생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니까.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태어났다.

아는 것이라곤 없고 오직 본능뿐이었다.

하나 둘 아는 것이 늘어갈수록

우리는 본능대신 지식에 의존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 짓게 되고,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온갖 이유와 핑계를 준비한다.     


이러한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내가 할 수 없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고,

이도 안 된다 싶을 땐 남 핑계를 대면 그만이다.     


아마도 그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살아갈 것이다.     


차라리 몰랐으면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나

맛집, 옷이나 신발처럼

이미 알아버린 것들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살다보면 드물긴 하지만 어딘가에 미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흔히들 덕후라 불리는 사람들.

자신이 빠져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른 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에게 정해져 있는 뇌의 용량이 미처 거기까지 닿질 않는다.     


최악이다.

아는 건 많아서 바보는 아니지만

아는 것만 많아서 가만히 앉아서 입만 놀리고 있다.

아는 것이 많다고 죽어서 사리가 나오진 않는데.

왜 우리는 아는 것만 늘려나갈까.     


나의 최악의 하루는

오늘에서 내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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