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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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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적 Oct 03. 2018

데자뷰인가 도플갱어인가

닮은 사람들을 유난히 자주 만난다면

독일 뮌헨거리를 혼자 걸었던 적이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던터라 거리에서는 축제가 한창이었고, 서울시청 앞처럼 광장에는 스케이트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스케이트를 탈 엄두는 나지 않고, 구경을 하기 위해 전망대를 올랐다. 수많은 인파속에서 스치듯 지나갔지만 왠지 낯이 익은 느낌을 받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고 다시 살펴보니 대학동기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서울에서 마주칠 기회가 없었는데, 그 친구가 신혼여행으로 온 독일에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최근 사진의뢰가 들어와 촬영을 나갔더니 아무리 봐도 군대 훈련소 동기와 너무 닮았다. 이걸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촬영이 끝났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그 동기가 아닌 것 같았다.


주변에서는 흔히, 내가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자주 마주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남들에게 죄 짓고 살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마주치긴 한다. 그때부터였을까. 길거리를 다닐때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혹시나 아는 사람일까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다보니 내가 아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이나 며칠전에 지나쳤던 사람과도 닮은 사람들이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나를 닮은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어쩌면 먼저 나를 알아보고 아는 척을 안 한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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