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장 어려운 꿈
2017년, 캐나다에서 여행사 인턴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회사 입사 전 인터뷰 질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
“너 잘하는게 뭐야?”
첫 영어 인터뷰에 벌벌 떨던 3년 전의 나는 패기롭게 대답했다.
“나 달리기 잘해. 중학생 때는 학교에서 대표 선수도 했어.”
인터뷰어는 허허-웃으며 장거리 달리기를 잘하는지 단거리 달리기를 잘하는지 물었다. 나는 주종목이 단거리였고, 아무래도 내 성격이 짧은 시간에 에너지를 쏟는 타입이라 그랬던 것 같다며 따라 웃었다. 첫 출근, 오리엔테이션에서 그는 나를 뽑은 이유가 바로 이 대답이라고 했다. 잘하는게 뭐냐는 물음에 달리기라고 대답한 사람은 처음이라나. 어떻게든 달리기에 대한 열정을 뽐내는 모습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내밀어진 손을 마주 잡으며 “미투!!!!”하고 외쳤더랬다.
주로 맡았던 일은
1. 여행 상품 소개 및 부킹
2. 회사를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 기획 및 운영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아, 프리미어를 다룰 수 있던 덕에 회사 유튜브에 여행 영상을 편집해서 업로드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약 2달간의 인턴 기간 동안, 나는 단 한번도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돈을 넉넉히 받은 것도 아닌데도! 3년차 직장인은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턴을 하고자 한 목표가 분명했고, 회사가 인턴을 뽑는 목적과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내가 인턴을 하게 된 목적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주도적으로 실무를 하는 ‘경험’을 얻기 위해서였다. 만약 내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인턴을 하고자 했다면 분명 불만이 더 많았겠지.
최근에는 ‘좋아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보다 많은 삶’이 목표가 됐다. 현대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무수한 선택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말하자면 ‘좋은 가이드’를 갖게 된 셈이다.
언제까지 이런 목표를 품고 살게 될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지금 당장 내가 가장 ‘좋다’고 느끼는 선택에 한 표를 던질 생각이다. 그 선택이 추후 좋지 못한 선택이 되어도, ‘당시 목표를 생각해 봐. 그땐 좋은 선택이었어.’하는 말을 던질 수 있게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