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리에서 즐거운 하루를 마치고 차로 약 1시간 20분여 가량을 달려 도착한 도시, 슬라이고.
커피 한잔 마시고 싶어 내린 마을인데 꽤 큰 거 같아 짧게 스트레칭도 하고 쉬어갈 겸 차에서 내려
한번 둘러보기로 했어. 얼마 안돼서 한 남성의 동상이 도시 중심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궁금함에 가까이서 보기로 했어. 동그란 안경, 뾰족한 인상, 그리고 생각에 차있는 듯한 표정의 남성.
아일랜드의 대표 시인 예이츠의 동상이었어. 1923년 아일랜드인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시인이야. 솔직히 나도 예이츠가 누구인지 무슨 시를 썼는지 아무것도 몰랐어.
궁금해서 구글에 검색해본 뒤 굉장히 유명한 시인의 동상인걸 알고 사진을 찍었지.(캬캬)
그렇게 예이츠의 동상을 지나 계속 걷다 보니 무슨 다리가 하나 나오더라고.
다리에는 "You are not alone, " "You are beautiful, " "Love yourself" 같이 위로하는 글귀가
많이 적혀있었어. 수심이 그다지 깊어 보이진 않은 강물을 보며 설마 여기서 누가 죽을라고 뛰어내리진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지나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다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고 자신의
몸을 던진다고 했어. 수심이 그리 깊진 않지만 물살이 너무 세서 헤엄쳐 나오기 힘들다고 하더군.
얼마나 사람들이 많이 뛰어내렸으면 그런 글들을 다리 위에 붙일까? 하고 생각이 들더라.
혹여나 그런 마음이 들어 그 다리로 간 사람들이 다리 위에 붙여진 글들을 보며 다시 한번
삶을 포기하지 않고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
다리를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니 도시가 그렇게 흥미 있지는 않터군.
그래서 그냥 다음 목적지인 코네마라로 출발하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