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일상
며칠 전 마지막 학기를 끝내고 드디어 졸업을 하였다. 얼마나 목 빠지게 기다려온 날인가!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그렇게 시원하지만은 않다. 이제 더 이상 과제를 내주는 교수님도,
숙제들을 내야 하는 마감일도, 밤샘 공부와 노트를 적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속
깊은 어디선가 자꾸 기분 나쁜 불안감이 느껴진다.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주어진 과제도, 숙제도,
교수님도 없다. 정말 이제는 혼자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불안하다.
나보다 일찍 졸업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아가고 잘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니,
나는 그들보다 뒤처진 것 같고 뭔가 늦어버린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어렸을 때 나는 내 나이 20대 후반쯤이면 큰 회사에서 돈도 잘 벌면서
외자체 끌고 다니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거 같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모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지금은 모든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부모님 밑에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모든 것들이 무섭고 불안하고 위태롭기만 하다. 지금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 혼자의 선택과 생각으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거대한 황무지 앞에 삽 하나 들고 밭을 일궈야 하는 사람 마음 같다. 한마디로 막막하다.
나는 과연 맞는 길을 갈까? 나에게 맞는 길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