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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ena Mar 06. 2018

프렌치 토스트

남은 식빵, 딸기와 바나나를 알차게 쓰는 법. 

코스트코에서 바나나와 딸기를 너무 많이 샀던 탓일까... 

냉장고에서 애들이 뭉그러져 가고 있길래 갈아도 먹어보고 그냥도 먹어보고 

샐러드로도 먹어봤지만 줄지 않는 탓에 지겨워져만 가던 중, 

우연히 예전 엘에이에 유명한 브런치 집에서 먹어보았던 크런치 프렌치 토스트가 생각이 나던 것이었다. 

촉촉한 식빵에 바삭하게 시리얼을 겉에 입혀 달달한 메이플 시럽과 함께 베리들을 올려놓아

 그것을 같이 우유처럼 하얀 바닐라 빈 시럽에 푹 찍어 먹었을 때의 황홀함이란!! 

지금은 엘에이에서 멀리 사는 탓에 먹으러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을 살려 집에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일단 건강을 위해 산 맛이 없는 whole wheat bread에 

계란과 계핏가루를 탄 우유에 푹 적셔 그 위에 집에 있는 시리얼을 부셔서 빵가루 입히듯이 뿌렸다. 

그러고 나서 프라이팬을 중간 불로 달궈 준 다음, 버터를 살짝 녹여 불을 낮춰주고 그위에 빵을 올려 

노릇노릇 구웠다. 굽는 동안에 시리얼들이 자꾸만 탈출을 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다 구워 접시에 올려놓으니 그럴싸해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 딸기와 바나나를 썰어 메이플 시럽 대신에 Agave 시럽을 대신해 올렸다. 

맛은...!! 그 브런치 집에 비할 수는 없지만 나름 건강하고 맛이 있었다. 

남편은 처음에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다 한입을 먹더니, 

'오 괜찮네!' 하고 혼자서 4조각을 흡입을 하셨다. (사실 남편은 가리는 게 없다.)


결혼 전에는 주말에 브런치를 먹으러 나가는 게 취미였다. 

지금도 가끔 엘에이에 놀러 가면 예전에 좋아했던 그리고 가보고 싶었던 브런치 식당에 가는 편이긴 하지만,

결혼 후에는 조금 더 집에서 만들어서 먹는 게 좋아졌다. 

어차피 브런치 메뉴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저번에 우연히 어떤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거기서 나오는 셰프가 이런 얘기를 했다. 

'튀김을 먹던 케이크를 먹던 버터를 튀겨 먹든 간에 집에서 해서 먹는 요리가 

밖에서 먹는 요리보다 더 건강하다.'

내가 해서 먹으면 설탕의 양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버터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눈으로 보고 

알 수 있기에 밖에서 넣는 양의 1/4도 안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밖에서 만드는 요리는 아무래도 건강보다는 맛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자극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요즘은 자꾸 집에서 요리를 하게 된다. 

요리라는 과정을 귀찮고 힘들게 느끼지 말고, 

내 몸에 들어가는 그리고 곧 내 몸이 될 어떠한 영양의 집합소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즐기는 생각으로 한다면 요리는 노동이 아니라 내가 살면서 꼭 필요한 어떠한 의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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