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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 Apr 09. 2023

영화소개. 선이라는 실재와 악이라는 무

2023 영화 <존윅4>

미국 | 액션 | 2023.04.12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69분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선(善)은 관념인가.


"존윅이라는 관념"을 죽여야 한다는 그라몽 후작과, 

"관념"이 아니라 "실재"로서 현현되는 존윅.  


  <존윅 4>는 기독교적 질서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지니는 참된 의미에 관한 메타포이다. 기독교 교리, 특히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실체이자 참 존재는 선(善)이며, 악(惡)은 존재로부터 비롯하는 것이 아니므로 결국 무(無)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을 적용하여 해석하면, <존윅4>는 선(善)과 악(惡)의 대립을 형상화했다기 보다는, 선과 악의 정체를 형상화한 영화이다. '존윅'은 선(善)이라는 실재(實在)가, '그라몽 후작'은 악(惡)이라는 무(無)가 형상화된 캐릭터이다. 각자의 쾌락을 이기적으로 충족하는 일에만 혈안이 된 세상에서, 현상금을 두고 게임에 참여한 모든 인물들이 존윅만을 겨냥하게 함으로써, 그래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의 한가운데 존윅을 내던짐으로써, 선(善)의 있음이라는, 형이상학적이고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다만, <존윅4>는 기독교의 이러한 교리를 철저히 따르고 있지는 않은데, 그 이유는 심판에 대해서는 판단을 중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윅이나 그를 조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죄벌로서 때때로 천국과 지옥에 대해 떠올리지만 이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할 뿐이다. 즉, 영화는 선(善)과 악(惡)의 정체를 형상화하면서, 이에 대한 심판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중지하는 입장을 취한다. (심판과 구원에 관한 문제를 형상화한 영화로는 '존윅' 역을 맡은 키아누리브스의 오래 전 영화인 <콘스탄틴(Constantine, 200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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