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교내 백일장 출품작
밤
김해온
나는 항상 밤이다.
햇살이 비쳐들고, 사람들이 찾아주는 것은 찰나의 시
그 시가 지나면 내 속에는 다시 땅거미가 지고,
달이 비행을 시작하는 순간에
나는 다시금 새까맣게 죽어간다.
오늘도 밤이 왔다.
해바라기는 다시 습관처럼 어둠을 뒤집어 쓰고
자신을 콩나물이라고 세뇌하지만,
밤이 낮이 될 수는 없듯
해바라기가 콩나물이 될 수는 없는 것.
해바라기는 노란 꽃잎을 방울 방울 흩뿌리며
다시금 새까맣게 죽어간다.
부디, 끝내 영원같은 밤이 지나고 낮이 온다면,
나 죽은 자리 민들레 홀씨 하나라도 메워주기를.
교내 백일장 대회에서 즉석으로 써낸 글인데 나는 잘 모르겠다만 다른 분들이 참 좋아해주시더라.
요즘은, 민들레 홀씨 하나라도 내 넋을 가려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