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기억되는
라디오 방송은 그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아이폰이 나오고
'나는 꼼수다', '지대넓얕'처럼 팟캐스트가 유명해지면서 좀 달라졌다.
누구라도 방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도 한번 해볼까?'하는 친구들이 생겼다.
그래.. 한번 해보자.
2번째 해라클래스(번지 점프하기)처럼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법도 없잖아.
좀 막연하긴 하지만 해보면 되겠지!
그래서 해본다.
해라클래스 3번째 프로젝트 ‘팟캐스트 방송하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관련 책을 사서 보았다.
(정말 1도 몰랐다 ㅋㅋ)
결국 도움받은 부분은 일부였지만
책 덕분에 녹음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자, 그럼 장소를 알아볼까?!
팟캐스트 녹음실.. 서울에 몇 군데가 있었는데,
그중 가격이 나름 합리적이고 시설이 괜찮은 곳을 정했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스튜디오 잭팟'
가격은 평일 1시간 2만원, 주말 2만5천원 (6인실 기준)
(4인실은 1만원, 1만5천원)
...
자, 그럼 제일 중요한 멤버를 모집해볼까?
공지를 올렸는데, 의외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호! 그래서 5명이 조기에 모집이 되었다.^^
녹음, 방송.. 해본 적도 아는 사람도 없다 보니 막연했다.
주제도 정해야 하고, 스크립트 같은 것도 미리 써놔야 하는 건가?
최근 주위를 돌아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타 집단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이기심이 증대되는 것 같아서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싶었다.
(문과&이과, 팀장&팀원, 보수&진보, 여자&남자 등)
그래, 괜찮은 주제 같다.
그럼, 첫 번째 주제는 이것으로 정해보았다.
'20대 vs 30대, 니들이 우릴 알아?!'
최종 멤버와 함께
우리는 드디어 첫 만남을 가졌다.
망원역 녹음실 근처 ‘카페봉’이라는 카페였고,
대부분이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친해질 필요가 있었다.
(해라클래스를 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많다)
오후 5시에 브런치(?)를 함께 먹으면서 보드게임도 잠깐 하고 ㅋㅋ (아니 이걸 왜?!)
그렇게 아주 조금 친해졌다.
그리고 2시간 후 우리는 녹음실로 향했다.
와.. 녹음실은.. 처음 가본 건데..
정말 하나하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녹음실 안에서는 말이 멀리 퍼지는 게 아니라
수렴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어폰을 끼고 녹음을 할 때의 생소함과 신기함..
우리는 제대로 녹음 하기도 전에 한마디 한마디 말하면서
너무 즐거워했다.
녹음은 일단 go, 무조건 go 식으로
후루룩 진행을 되었다.
팟캐스트 제목부터, 진행 순서 등 모두 녹음을 하면서 정해졌다.
기존에 정했던 주제는 어느새 사라졌다 ㅋㅋ
(미리 스크립트를 모두 정하는 것 역시 문제가 많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일단 되는대로 해봤다.)
녹음을 하다 보니 의외로 구성을 조금씩 갖추면서 진행이 되었다. 신기 신기!
아마도 진행자(나)의 임기응변과 ^^
게스트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요즘 여러분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계신가요?'라는 주제로
각 게스트들의 고민을 듣고,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는 의미 깊은 시간을 가졌다.
'우리 서로 이해해봐요'라는 주제만큼이나 괜찮은 주제 같다.
각자 팟캐스트 트렌드에 맞게 닉네임을 정했다.
스틸
주또
박규
피토
심재
마구잡이로 정한 닉네임이었지만 나름 의미가 있었다. 다들 좋아했다.
가벼운 대화를 하다가 본격 녹음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말 한마디 한마디 신중히 했다
말을 좀 더 논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센스 있게 하려고 애쓰게 된다.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녹음을 하다 보니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재미있었다.
2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녹음했다.
다들 너무 재미있게, 신나게 녹음을 마쳤고..
우리는 단체 컷(설정샷)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녹음실을 나왔다.
(녹음만큼은 정말 쉬웠다)
우리는 근처 맥주집에 가서 간단히 뒤풀이를 하고
다음에 다시 한번 더 하자는 얘기를 끝으로 헤어졌다. (너무 유익하고 재미있었기에..)
...
녹음은 2시간 만에 쉽게 끝났지만
나의 편집은 이제 시작이었다.
동영상 편집은 아주 조금 해본 적이 있지만
5개의 음성 파일을 활용한 편집은 해본 적이 없는지라 매우 막막했다.
녹음 전에 샀던 책은 사실 큰 도움이 안 되었다.
편집 프로그램은 무엇을 써야 하는지부터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네이버/구글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제일 도움을 많이 준 건 역시 유튜브였다(대부분 외국인의 영상이었지만..)
그렇게 며칠을 프로그램 깔고, 공부하고..
5개의 파일을 하나하나 자르고 붙이고.. 그러다가 파일이 날아가면 다시 시작하고 ㅋㅋ
퇴근 후 적게는 2시간 길게는 5시간 이상 투자했다.
그렇게 1주일 넘게 고생한 끝에..
드디어 편집본을 완성하게 되었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무작정 만나서 무작정 했던 녹음.. 예상외로 너무 즐거웠지만
편집은 멘땅에 헤딩하듯,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묵묵히 이뤄냈고
팟캐스트에 올리기까지 마무리했다.
제목조차 정하지 못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조금은 어설픈 제목이었지만 어째꺼나 만족스러운 첫 파일이었다.
우리의 2번째 녹음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파일은 남아있다.
IOS 팟캐스트 주소:
https://itunes.apple.com/…/jojabjiui-jabseule…/id1167828303…
안드로이드 포함 팟빵 주소:
http://www.podbbang.com/ch/12696?e=22116588
정말 무작정 시작한 프로젝트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예상외의 즐거움과 보람이 컸던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팟캐스트 녹음하기!
왜냐면? 한번 해봤으니깐! 처음 해보면 그다음은 확실히 더 쉽다!
두렵지도 않다.
이것이 해라클래스를 하면서 느끼는 큰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