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건 [해라! 클래스]
여덟 번째 프로젝트 ‘장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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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기!! 한번 해봐야지 해봐야지 했던 일
미국의 유명한 CEO들은 어렸을 적 한 번씩은 해봤다는 장사!
대학 시절로 돌아가면 집중하고 싶은 3가지 중 하나
(여행, 연애, 장사)
그래! 장사해보자!
생각, 고민 많이 해봐야 뭐 남는 게 있다고..
걱정도 됐지만, 일단 지르고 본다
장사를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주변에 몇 명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다행히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동생이 있었다
하하, 이제 두려움은 절반이 되었다
고민 많이 안 하고 바로 공지를 올렸다!!
예상외로 신청 또는 문의가 많았다
(매번 신기하긴 하다.. 아이템이 정말 좋아서 인가? ㅋㅋ)
장사하기는 다른 프로젝트와 달리
많은 사람이 함께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멤버들의 '캐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청자가 많았지만 딱 3명(나포함 4명)과 함께하게 되었다
그중에는 전혀 만나보지 못한 친구도 있었다
...
멤버가 정해지고 우리는 첫 모임(3/18)을 가졌다
나빼고는 서로 모르기 때문에 간단한 소개도 하고,
어떤 아이템으로 장사를 할지 프리 하게 회의를 이어갔다
요즘 날씨가 좋으니 '무엇이 되었든 한강에서 팔자'라는 결론을 냈다
각종 먹거리, 돗자리, 술, 꽃 등이 가능할 테니..
우리는 기분 좋게 회의를 마치고 바로 움직였다
머리 속 생각들, 노트 위의 글씨들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한강으로 갔다!
우리는 한강에 도착해서 분위기를 살피고,
음식 장사를 하는 분들에게 장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릿세가 있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일단, 한강에서는 정해진 곳(역 주변)에서 판매하는 것은 합법적이긴 하나
해당 지역 상인회에 가입하고 회비를 내야 한단다
그리고 한강에는 먹을거리가 이미 너무 많다..
우리는 꽃이나 술 또는 다른 아이템을 고민하기로 했다
"흠.. 이거.. 다음 주에 바로 장사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ㅋㅋㅋ"
불안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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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과 다르게
아이템과 장소, 시간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장사가 아닌, 2차 회의를 하기 위해 만났다
우리는 각자의 일정으로 지쳐 있었지만 아이템은 확실히 정해야만 했다.
원예학과를 다니는 막내 멤버가
꽃 팔기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왔다
나머지 남자 셋은 꽃이 낯설어서였는지
더 나은 아이템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다소 머뭇거렸지만
결론은, "그래, 우리 꽃을 팔자!"로 났다
그리고.. 어느덧 3번째 모임
장사 하기.. 쉽게 생각했었는데, 어느 것 하나 쉽게 정해지는 것이 없었다
역시 세상에 쉬운 건 없다.
그래도 나름 정리를 많이 했다
(각자 자료조사도 많이 했고, 답사도 여기저기 다녀본 것이 주효했다)
드디어!! 장사하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
장사하기 장소 답사이자 거의 마지막 만남
4번째 모임
우리는 4번째 모임에서 꽃 장사와 관련된 대부분을 정했다
디테일한 장소와 시간 그리고 꽃 단가 및 포장 방법 등
날짜: 5월 14일(로즈데이!)
꽃은 특별한 날에 많이 사니깐, 로즈 데이면 가능성이 있겠다
(사실, 사람들은 기억하고 다니진 않지만...)
장소: 이태원(해밀턴 옆)
연희동, 합정, 건대도 좋지만 직장인이 더 많이 오는 이태원이 Better Good!
시간: 오후 1시 ~ 밤 10시쯤
로즈데이라서 사람들이 많을지 모른다. 일찍 가서 자리 잡고, 다 팔아버리자!
아이템: 장미 1송이 포장
꽃다발 NoNo, 비닐포장 NoNo, 레드장미가 으뜸, 포장은 안 해봤지만 어렵지 않겠지!
가격: 4,000원(총 200송이)
제 가격에 다 팔면 무려 80만 원을 번다!! ㅋㅋㅋ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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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 진짜 장사 시작이다!!
우선, 꽃 구입부터!!
우리는 꽤 괜찮은 품질의 장미를 7,000원 단가로 20단을 구매했다
그리고
꽃 손질 가위, 장미를 꾸며줄 잎(이름 모름)을 사고
최근 이사한 마이홈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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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반을 넘겨 도착한 우리는 본격 장미 포장에 들어갔다.
그 어떤 교육을 받거나, 연습을 해본 것이 아니다 ㅋㅋㅋ
바로 인스타그램에 나와있는 포장들을 참고해서
만들어 보는데, 정말 쉽지가 않았다
(물론, 사전에 참고한 대로 크라프트지, 노끈 등을 사긴 했지만..)
어찌어찌하다가 괜찮은 모양이 만들어져서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
우리는 토요일 새벽 1시 반~아침 8시까지 포장을 했고
각자 일정에 따라 헤어지고, 다음날(5/14 디데이) 다시 모이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D-Day!!
5월 14일 오후 1시 우리는 출정 전 사진을 찍었다
감회가 새로웠고, 진심으로 두렵고 설렜다
(과연 우리가 이것들을 팔 수 있을까?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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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태원에 도착했다.
혹시나 우리보다 먼저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했는데
예상보다 많지는 않았다
우리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액세서리 가게 옆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도 많이 지나가고,
무엇보다 음악이 크게 나와서 좋았다!
나중에 장소를 옮기려고 했는데, 음악이 없어서 접었다
(장사에 음악은 정말 중요했다. 물건 파는 우리의 기분도 끝까지 업되게 했다!)
우리는 부랴부랴 준비를 한다..
우리는 좀 어색해했다
어떻게 팔아야 할지 조금은 망설였다.
뭐라고 외쳐야 할까? (로.. 즈.. 데이입니다. 꽃 사세요~)
이거, 쉽지 않구먼 ㅋㅋ
그래도, 금세 꽃을 사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신기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현금을 주고 사 간다.
그리고, 사가는 표정 하나하나 참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해 준다는 것은 지켜만 봐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우리는 슬슬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하나둘 팔려가는 꽃들이 참 고마웠고.. 자식 같은 느낌도 들었다.^^
나는 좀 더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
화이트 보드판을 들고 해밀턴 호텔 앞 횡단보도로 나갔다.
가만히 있어도 팔렸지만,
그래도 좀 더 적극적인 판매가 필요했다
그리고, 숨겨진 재능을 맘껏 발산시킨 영업이사급
멤버가 나섰다!
영업 이사는 큰소리로 외쳤다
"Rose Day Today, 오늘은 꽃 사주는 날"
"꽃 없으면 서러운 날"
"Gift rose for her"
영업 이사님의 적극성은 확실히 판매량에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기분 좋게 쳐다보았고
다시 돌아오거나, 돈을 찾아왔다
그리고 영업이사의 적극성 덕분에 나머지 멤버들도 열심히
판매를 독려하게 되었다!
...
우리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 30분까지 장사를 이어 갔다
오후가 되니깐 바람이 불어 좀 추웠다
2:2로 나눠서 밥을 먹고 추위를 피하기도 했다
그리고 꽃 바구니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팔기도 했다
혼자라면 정말 못해봤을 것들을
서로 용기 내서 끝까지 망설임 없이 해나갔다!
힘들기도 했지만, 하나둘 꽃을 사갈 때 기분이 너무 좋았고
잔돈을 바꾸러 가는 길 조차 신났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사 갔다
그러다 보니 기억에 남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1. 외교관 차량의 한국인 남자
외교관 차량을 타고 나타난 멋진 슈트의 남자
1송이도 아닌 5송이를 한 번에 사서 멋지게 차에 올랐다
나는 남자인데.. 반했다 ㅋㅋ
2. 자신에게 꽃 선물을 한 여자
자신에게 선물을 해주는 거라면서 장미 한 송이 사간 여자
매우 당당하고 멋졌다. 그 모습에 더 이뻐 보였다
3. 현금이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여자
현금이 없어서 계좌이체를 하려는데 잘 안돼서
20분인가 시름하다 결국 ATM에서 돈을 찾아 계산한 의지의 여자
예상보다 더 많이 샀고, 우리는 더 많이 드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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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람들 외에도 기억 남는 얼굴들이 많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는,
9시 30분까지 열심히 외치고, 기분 좋게 장미를 팔았다
그리고.. 드디어.. 장사를 마무리하고
고기를 먹으러 달려갔다
"하..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갔지만, 꽤나 지친 것 같아.."
우리가 장미를 팔아서 번 최종 금액은
'460,000원'이었다
(4,000원 x 105송이 + 2,000원 할인판매 x 20송이)
현금으로 46만 원이나 벌다니!!
이걸 위해서 얼마 썼는지는 모르겠고! 일단 먹고 마시자~ ㅋㅋㅋ
우리는 고기를 다 먹고
남은 꽃을 바구니에 담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기로 했다! ^^
남녀 커플은 제외하고, 여자분들을 대상으로만 나눠드렸고
모두 의아해하면서도 아주 기쁘게 꽃을 받아주었다!
(로즈데이를 맞이해서 드린다고! ㅎㅎ 이거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지나가던 외국인 남자들에게도 나눠주었는데,
처음에는 돈 달라는 줄 알고 경계하다가, 잘 설명해주니 진심으로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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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정말 길고 긴 프로젝트가 끝났다!
2주면 될 것 같았던 프로젝트는 2달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역시나, 장사는 쉬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변수는 정말 정말 많았다
그래도, 캐미가 맞고 의지가 있는 멤버들이 모이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너무 소중하고 즐거운, 유익한 경험이었다!
내년에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이 정도면 대성공인 거지 ㅎㅎ)
멤버들과 정말 즐거웠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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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기를 마치고 나서...
집에 왔더니..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정산을 해보았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매출 460,000원 - 재료비 247,000원
수익: 213,000원
하지만, 모임 한다고 먹고 마신 비용 266,400원
손익: -53,400원
40,000원씩 투자를 하고, 각자 13,350원씩 손해가 났으니
결국 53,350원씩 지출하게 된 것이다
5만 3천 원 정도 내고,
마음껏 먹고 마시고, 좋은 경험을 찐~~ 하게 했구나! ㅋㅋㅋ
사실,
돈을 중요하지 않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아주 값진 경험을 했으니깐!
이 힘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나니 이제 더 못할 게 없을 것 같다
더욱 박차를 가해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야겠다
해라클래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