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이십삼 년 칠 월 이십칠 일
기억을 왜곡한다는 건 삶을 왜곡한다는 것. 어쩌면 삶을 왜곡하기 위해 기억을 왜곡하는 일.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얼굴로 왜곡을 이야기하기.
부은 발로 걸으면서 괜찮은 척하기. 그 무엇도 내 마음을 방해할 수 없다는 듯이 걷기. 티가 날 수밖에 없더라도 대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기. 문제가 없다고 우기기. 마음을 왜곡하기.
어울리지 않는 걸 어울린다고 주장하기. 오로지 나를 위해. 그리고 이런 걸 흥미롭게 관망할 당신을 위해서도.
그래서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무엇이든 흘러넘치면 짓밟히고 버려지는데.
무의미해서 소멸할 것들을 끄집어내고 화장하고 불편해하고 아름다워하고 당신에게 보여줄 거야.
거짓말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