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주, 드디어 입체초음파를 보다!
임신 28주가 되었다.
입체초음파(이하 입초)라고 하는 3D에 컬러풀한 초음파 사진을 찍는 건데
임신 기간 중 가장 아기 얼굴을 뚜렷하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기이다.
병원마다 입초를 보는 시기는 조금씩 다른데
보통 24주~28주에 진행한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좀 늦게 봐서 28주에 보게 되었다.
이맘때 산모들 사이에서는 입초 때 아기 얼굴을 잘 보기 위해(아기가 자세를 잘 잡아줘야 한다)
전날이나 당일 아침에 초콜릿우유나 초코 디저트를 먹고 가면
아기가 자세를 잘 잡아준다, 움직임이 활발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거는 나도 혹시나 하고 해 봤지만
진짜로 아기가 자세를 잘 잡아주는 경우도 있고 아닌 때도 있어서
속설은 속설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씀드린다.
그래도 안 먹고 갔다가 얼굴 제대로 못 보면
'내가 초코 디저트를 안 먹어서 그런가?'
하는 마음이 들 수 있으니, (그것 때문은 물론 아니겠지만)
산모 마음 편하고 싶어서 먹고 가는 거야 말리진 않겠다.
우리 까꿍이의 입초 사진이다.
몇 장 더 찍긴 했지만 이 두 장이 그나마 얼굴이 잘 보이는 사진이었다.
"하, 내 코 닮았어."
첫 번째 사진을 찍었을 때 보자마자 남편이 이렇게 얘기하며 안타까워했다.
무엇보다 건강한 것이 최고긴 하지만
아무래도 딸이다 보니 외모에 좀 더 민감하게 되는데
우리는 남편의 눈과 나의 코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우리 둘의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그나마 최고의 조합이랄까.
"아냐, 이 사진 보면 내 코 닮은 거 같기도 한데..."
첫 번째 사진상에서는 남편의 코처럼 코가 낮고 코평수가 가로로 벌어져 있는 듯 보였는데
두 번째 사진 옆모습에서는 또 나름 콧대가 있는 거 같아 내 코처럼 보이기도 했다.
검진 종료 후 가족들에게, 주변 친한 지인들에게도 사진을 공유했는데
저마다 의견이 분분했다.
'아빠 코를 닮은 걸까, 엄마 코를 닮은 걸까?'
아직은 모르겠다.
입초만으로는 아기 얼굴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고
나와 봐야 아는 것이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즐거웠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좋았다.
일단, 병원에 갈 때마다
"아무 이상 없이 잘 크고 있네요"라는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를 들으면
그것만큼 안심되는 게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