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해정 Nov 25. 2016

게임 ‘모든 것’으로 확장되다

청소년 인문 매거진 <유레카>(2016년 8월 발행)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 이중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를 고르라면 단연 게임입니다. 멀티미디어 디바이스가 일상화되고 온라인이 삶에 스며든 지금, 게임은 여러 산업으로 확장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44개. 작년 한 해 58만9036개. 게임 전문매체 <포켓게이머>가 발표한 숫자입니다. 2016년 3월 하루 평균 544개의 게임이 앱스토어에 등록되고 작년에는 무려 58만개가 넘는 게임이 발표됐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모두 불황이라고 하지만 게임 산업만은 예외입니다. 유럽 시장조사업체 PwC는 게임 산업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약 5%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2020년에는 게임 규모가 901억달러(한화 약 103조)를 웃돈다고 하네요.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항상 소지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가 늘어나고 SNS의 발달로 ‘늘 접속해 있는’ 상태가 일상이 되면서 게임은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모두 게임 유저가 되는 시대가 곧 도래한다고 하는데요. 이번 호에선 여러 갈래의 분야와 손을 잡은 게임 산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게임만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게임 더 크게 즐겨라

게임은 유저의 높은 몰입을 이끌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이 스토리텔링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인데, 게임의 스토리로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 제작사입니다. <툼레이더> <레지던트 이블> 그리고 최근 개봉한 <앵그리버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까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기본스토리가 탄탄해 새로운 팬들에겐 다른 즐거움을 주고 기존 게임 팬들에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반대로 만화나 영화가 게임이 된 사례도 있습니다. 마블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마블오브퓨처스’ ‘원피스 항해왕’은 뛰어난 스토리를 배경으로 게임으로 진출해 큰 흥행을 이뤘습니다.


친구들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게임의 매력입니다. 친구들과의 연결을 기본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역시 게임과 손을 잡았습니다. 페이스북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협약을 맺고 페이스북 계정만으로 블리자드의 모든 게임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유저의 업적홍보나 친구모집, 게임 방송제작이 페이스북 내에서 이뤄지도록 지원했습니다. 블리자드 역시 페이스북의 다양한 소셜 요소를 게임에 반영한다고 합니다. 블리자드 기업활동 담당 부사장인 지오 헌트는 “친구와 함께 즐길 때 더욱 재미있는 것이 우리 게임”이라며 “유저 간 경험 공유를 쉽고 즐거운 방식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6월 개봉한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의 한 장면 영화의 원작인 게임 ‘워크래프트’는 1994년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4개의 시리즈와 8번의 확장팩을 통해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유저를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구글 역시 게임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구글은 2015년 여름, 세계 최대 게임 전문방송 플랫폼인 트위치TV와 유사한 게임전용 서비스 ‘유튜브 게이밍’gaming.youtube.com을 선보였습니다. (이 트위치TV 인수를 위해 아마존과 구글이 협상 전쟁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게이밍에선 유저들이 서로 게임을 중계하며 게임 정보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한 조사에서 전체 게임 유저의 54%는 게임을 통해 ‘지인들과 연결된 느낌’을 얻는다고 응답했는데요.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와 게임의 조합은 당연한 만남이겠네요.


ICT 산업을 이끌다

게임은 ICT 산업과도 밀접합니다. 그 역사를 같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ICT 산업에서 새로운 기술과 하드웨어가 출연할 때마다 그에 맞는 역량을 가진 게임이 만들어집니다. 현재 ICT 산업에서 웨어러블, 생체 인식기술, 가상현실이 큰 이슈이듯 게임 산업에도 이를 적용한 게임이 트렌드입니다.

2015년 8월 LA에서 열린가상현실엑스포(VALA EXPO)의 한 관람객이VR 헤드셋을 쓰고 게임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이 대세. VR과 게임이 융합되면서 게임과 현실과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어가고 있습니다. VR 게임은 높은 몰입감으로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프랑스 글로벌 게임업체 유비소프트는 ‘이글플라이트’라는 게임을 통해 인간이 모두 사라진 프랑스 파리에서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니며 다른 새(다른 유저)를 공격하는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하늘을 나는 경험, VR은 이를 생생히 구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VR을 활용한 ‘룸 얼라이브'(Room alive) 기술을 개발중입니다. 사용자는 방의 구조를 스캔해 이를 가상의 게임공간으로 바꿔

줍니다. 유저는 방을 누비며 곳곳에서 쏘는 레이저를 피하는 등 실감 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실공간이 곧 게임 배경이 되는 셈입니

다.


이렇듯 게임 업체는 ICT 최신 기술을 적용해 게임을 서비스합니다. 그러면서 그 방면으로 여러 노하우가 쌓이는데요, 이 노하우로 게임 외 다른 사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모바일 게임 ‘게임오브워’로 유명한 머신존은 사명을 MZ로 변경하고 유저와 디바이스, 데이터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분석 플랫폼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수백만명의 유저가 실시간 전략 대결을 하는 게임을 운영하면서 클라우드나 데이터분석 기술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그걸 기반으로 신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게임, 미래의 길을 만들다

게임은 애들이나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ESA의 2015년 보고서를 보면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저 연령층은 18세에서 35세 그룹으로 전체의 30%입니다. 그 다음은 어떤 그룹일까요? 10대? 아닙니다. 2위는 50세 이상 그룹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합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 유저의 비중은 2013년 기준으로 2012년에 비해 32% 증가했다고 하네요.


이렇듯 게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여러 산업과 융합하며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안은 채 성장하고 있습니다. LG경제연구소는 ‘모두가 게임 유저인 ICT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공언합니다. 지금의 방송과 영화를 넘어 게임이 최우선의 여가활동이 도는 환경이 온다는 평입니다.

진로를 탐색하는 친구들은 이 게임 산업에 미래의 한 수를 놓아보면 어떨까요? 게임이라고 해서 게임개발자나 게이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산업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조금 더 꼬셔(?) 볼까요? ‘앵그리버드’ ‘클래쉬오브클랜’ ‘헤이데이’를 히트시키며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유저를 확보한 핀란드 게임업체 슈퍼셀. 이곳은 성공의 핵심으로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실패가 장려되는 이곳은 오후 5시 30분이면 거의 모든 직원이 퇴근하는 높은 삶의 질을 보장한다고 합니다. 슈퍼셀은 이런 회사문화와 생활수준이 높은 핀란드의 명성을 이용해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습니다.


국적을 떠나 인재를 모집하는 건 슈퍼셀뿐 아니라 다른 게임 업체들도 마찬가지. 게임 산업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도 이 전쟁에 참여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만의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서 그 전략을 세워봅시다.





작가의 이전글 다이슨의 고정관념 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