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교양 매거진 <유레카> (2017년 02월 발행)
1967년 시작돼 올해 50주년을 맞은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전자제품박람회인 CES의 올해 키워드는 ‘접근성’이었다. 접근성은 모든 기술과 제품들이 융합되고 연결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장애인이나 노인 등도 ICT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끔 하자는 정신이 포함된다.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개최된 이번 박람회에선 인류의 삶에 편리함을 더해줄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핵심기술 Top5는 ①인공지능 스마트홈 ②가상·증강현실 ③자율주행차중심 교통수단 ④디지털 헬스케어 ⑤과학기술과 접목된 스포츠였다.
<유레카> 2월호 특집인 3D 프린팅 기술도 CES에 등장했는데 3D프린터로 손상된 장기와 조직을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고.
애플이 그동안 고수해온 ‘비밀주의’를 탈피하고 인공지능 연구 및 개발 보고서를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공개했다. 애플이 공개한 인공지능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된 이미지를 활용해 인공지능 알고리즘 능력을 향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인공지능이 이미지를 보고 이미지 안에 담긴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다. 실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사물의 정보를 일일이 분류해 그 정보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보가 분류된 합성 이미지를 사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식물 뿌리를 모방한 새로운 해수담수화 기술이 개발됐다. 이상준 포스텍 교수 연구팀은 바다 염생식물인 맹그로브mangrove 뿌리의 메커니즘을 모방해 별도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는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기술을 내놓았다. 맹그로브는 대표적 염생식물이다. 맹그로브의 뿌리는 나트륨이온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해수 소금기의 약 90%를 걸러 낸다. 이 기술은 기존의 해수담수화 기술과 비슷한 물 정화 성능(96.5%의 염분 제거)을 갖춘 데다 제작과정도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할 수 있어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물 부족 사태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닷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바꾸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만난 반가운 성과.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시애틀과 포틀랜드 사이를 15분 만에 주파 가능한 하이퍼루프를 개발할 것이라고 12월 26일 밝혔다.
하이퍼루프Hyperloop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진공관으로 연결한 캡슐 교통수단으로, 시속 1300km의 속도를 낸다. 에너지는 태양광을 활용한다.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자동차론 4~5시간, 비행기론 1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 이곳을 15분 만에 이동한다는 게 놀랍다. 멀미가 나진 않겠지?
의약품안전정보시스템(DUR)이 있다. 의사와 약사가 ‘이 환자에게 A란 약을 줄 것이다’고 입력하면 ‘이 환자는 현재 B라는 약을 먹고 있는데, B와 A약은 동시에 먹어선 안 된다’고 경고하거나 ‘이미 다른 병원에서 A약을 처방했다’고 의사와 약사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발급한 의약품 내역이 모두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어 가능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데이터를 다른 곳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가령 수족구나 결핵 등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의사가 어떤 종류의 약을 처방하는지 미리 패턴을 파악한 후, 이 패턴의 약 처방이 갑자기 많아지면 감염병이 돌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질병 확산을 막기로 한 것이다. 이와 같은 ‘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조기 파악 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선보여 올해부터 가동됐다.
인공지능(AI)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가 일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필요할 때 로봇의 기능을 멈추는 ‘킬 스위치Kill Switch’가 필요하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킬 스위치란 로봇을 설계할 때 비상상황에서 로봇의 작동을 멈출 수 있는 스위치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EU 안에 로봇과 인공지능기술, 윤리 등과 관련된 전문성 갖춘 기구 신설을 협의했다. (로봇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면 이 기구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한편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트인과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의 창업자 레이드 호프먼과 피에르 오미댜르 두 사람은 AI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펀드에 2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호프먼은 “AI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피해는 최소로 줄이도록 하는 것이 긴급하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드론으로 물건을 배송하겠다는 아마존의 야심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드론 배송이 보안과 안전에 우려가 있단 미국 법 현실에 막혀 오래도록 미뤄졌다. 아마존은 장소를 미국에서 영국으로 옮겼다. 그리고 지난 12월 기다리던 첫 배송을 성공시켰다. 아마존은 영국에서 계속 드론 배송 사업을 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해나갈 계획이다.
드론이 처음으로 배송한 물건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아마존의 파이어 TV 셋톱박스와 팝콘 한 봉지였다. 무게는 2.17kg으로 배달시간은 약 13분. 갓 튀긴 팝콘이었다면 뜨끈뜨끈했을 터. 한국에도 드론이 물건을 배달할 미래가 올까? 아마존은 셋톱박스와 팝콘을 실은 드론이 고객 집 앞마당 잔디에 안착했다고 했다. 마당은커녕 아파트촌인 한국에 드론 배송이 어울릴까. 옥상에 짐을 맡아줄 경비실이 있어야 할까. 아니면 베란
다에서 도킹?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우버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택시 시범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캘리포니아 당국과 규제 갈등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는 허가가 필요한데, 우버는 이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우버는 차량 앞 좌석에 언제든지 운전에 개입할 수 있는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으므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므로 별도의 신청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우버의 자율주행차량 16대의 등록을 취소했다. 하지만 우버는 등록 취소된 차량을 캘리포니아 옆 애리조나에 재배치할 것이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