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해정 Jul 26. 2017

국립대구기상과학관 - 날씨를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청소년 인문교양 매거진 <유레카> (2017년 5월 발행)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전문과학관인 ‘국립대구기상과학관’에 다녀왔다.

3개의 전시관과 3D영상관, 체험교실, 기상과학동산으로 관람객을 맞는 이곳은 기상, 기후, 환경, 자연재해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공간이다. 대구제일고 환경동아리 ‘환경생태사랑반’이 기상과학관을 찾았다. 일기예보를 배우는 이 자리에 함께했다.

‘풀에 이슬이 맺히면 날씨가 좋고, 오후가 되어도 마르지 않으면 다음날 비가 온다’

‘벚꽃이 일찍 피면 풍년이다’ ‘가을비는 빗자루로도 피한다’


일기예보가 없던 시절, 옛날 사람들은 대대로 내려오던 속담으로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했다. 맑은 날에 이슬이 맺히고, 이슬이 마르지 않는 건 습도가 높다는 뜻이다. 벚꽃이 일찍 피면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는 뜻이고, 가을비는 빗자루를 우산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비가 적게 내린다는 의미이리라.


오늘 날씨, 흐려도 맑음!

한국 최초의 일기도는 1905년 11월 1일 제작됐다. 기상청의 전신인 국립중앙관상대는 1948년 정식으로 만들어졌다. 일기예보는 어떻게 작성될까. 지상에서, 고층에서, 해양에서 기온과 강수량, 기압, 습도, 풍향·풍속을 관측하고 자료를 수집해 슈퍼컴퓨터가 계산한다. 컴퓨터가 보내온 자료를 기초로 예보관이 분석과 회의를 거쳐 최종적인 일기예보가 탄생한다. ‘우리’ ‘누리’ ‘미리’ 리자 돌림을 쓰는 이들은 현재 기상청이 쓰고 있는 슈퍼컴퓨터의 이름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문을 연 기상과학관,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을 찾았다. 일기예보와 일기도를 그리고 읽는 법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다. 학생들과 가족을 위해 체험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 일기예보 프로그램은 특히 고등학생에게 인기가 많다고. 오늘은 대구제일고등학교 환경동아리 ‘환경생태사랑반’ 학생들이 체험에 나섰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인 만큼 궁금한 것도, 체험해볼 것도 많았다.

날씨와 계절의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3D영상관. 마스코트인 기상이가 앉아 있다

2층 전시관에서 기상, 기후, 환경, 자연재해에 대해 알아본 학생들이 1층 체험교실에 모였다. 일기예보 생산과정에 대해 듣고, 일기를 예측해보고, 일기도를 직접 그렸다. 학생들이 가장 집중한 부분은 바람기호라 부르는 일기 기호에 대해 알아볼 때였다. ‘구름이 적고, 온도는 20℃이고, 습도는 80%…’ 이런 정보를 일일이 나열할 수 없으므로 기호로 간략하게 표현하는데, 마치 음표처럼 생긴 이 기호에 날씨에 관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어 흥미로워했다.


한 시간 남짓 교육이 끝나자, 아이들은 건물 밖 기상과학동산에 모였다. 주변 엔바다 위의 날씨를 관측하는 부이(Bouy)와 대기 중에 전파를 발생시켜 태풍이나 강수를 감지, 분석하는 기상레이더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기상과학관이 아니면 보기 힘든 장비다. 오늘 날씨를 기호로 그려본다면 어떨까. 일단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해지니 ‘흐려도 맑음’이리라.


학생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김하진 국립대구기상과학관 관장은 “이곳은 우리 삶에 밀접한 날씨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학생들뿐 아니라 가족단위에게도 좋은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기상과학관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은 총 12개로 ‘기상기후아카데미(기상예보, 기상관측, 기후변화, 천리안위성, 태풍, 화산, 지진)’와 ‘기상캐스터체험’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아동수업(내가 그리는 날씨 이야기, 봄여름가을겨울, 기후찾아 삼만리, 기상이와 하늘여행) 등이 있다고.

대구제일고 환경동아리 ‘환경생태사랑반’

기상청에 있는 슈퍼컴퓨터의 이름이 우리, 누리, 미리인 이유는 ‘우리 환경에 맞는 첨단 기상예측 기술로 국민에게 안전을 제공하고’ ‘세상의 기상정보를 예측해 안전과 편안함을 누리도록 해주고’ ‘기상상태를 미리 예측해 편안한 미래를 밝혀준다’는 뜻이다. 이곳, 기상과학관에도 우리, 누리, 미리란 별명을 붙여줄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기상과 기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현장 학습을 누리도록 해주고, 기상기후연구에 관심 있는 친구에게 미리 진로 체험을 하게 해주어 미래를 밝혀주니까 말이다.


더없이 푸른 5월, 특별한 나들이 장소를 찾는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날씨에 대한 애정이 무럭무럭 자라는 곳이다.


MINI INTERVIEW

(왼쪽부터) 대구제일고 1학년 이준성, 송혁준, 김진혁 학생

Q 오늘 소감은?

그동안 일기예보를 볼 때, 오늘과 내일 날씨에만 관심이 많았거든요. 오늘 일기예보 보는 법을 배웠으니까 이제 일기예보를 볼 때 다른 정보도 귀에 들어올 거같아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Q 국립기상과학관을 견학해보니 어떤가요?

교육도 재미있었지만 체험관이 진짜 잘되어 있어요. 기억나는 건 ‘바람체험’. 강풍주의보일 때 바람과 강풍 경보일 때 바람을 직접 맞아봤어요. 신기하더라고요. 좋은 경험을 하고 가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요.







작가의 이전글 모바일 쇼에 뜬 MARS와 하늘에 뜬 인터넷 열기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