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좋아하는 것들
여러 경험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동안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했던 여러 부분에 대한 확신이 깨지기도 했다. 그동안 자주 언급했듯이 나는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가 정말 진심으로 그걸 바라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걸 원한다고 생각하게끔 스스로에게 세뇌당한 사람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생각보다 내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 순간들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단기적인 목표들이 꿈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들로 바뀌어갔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라는 꿈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전에 '나부터 좀 행복해지고 싶다'라는 열망도 강해졌다. 이전에는 하기 싫은 공부도 대의에 가까운 꿈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그걸 위해 공부하고 싶다는 욕망이 매우 강하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지만 그전에 내가 이 세상을 아름답다고 느끼려면 내가 행복해지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타자의 입장에서 제3자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는데 요새 들어서 나 자신에게 긴밀하게 공감하고 이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나는 마시는 걸 좋아한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료수도 좋아하고 맛보지 못한 음료수가 있으면 마셔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강하다. 탄산음료든 이온음료든 우유든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차(tea)도 좋아해서 카페에 가면 여러 차를 마시곤 했다. 커피도 좋아하지만 몸에서 카페인을 잘 받지 못해 주로 차나 에이드를 주문하는 편이다. 마시는 걸 좋아해서 어딜 가든 꼭 마실 걸 들고 다닌다.
시각적인 자극을 주는 공간도 좋아한다. 아름다운 디자인이나 소위 힙한 공간 속에 있을 때면 행복감을 느낀다. 굳이 그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지 않더라도 당장 그 공간을 눈에 담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낀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과 청각, 촉각을 통해 그 공간을 몸속으로 들이마시는 순간들이 즐겁다. 또한, 업으로 삼고 있는 데이터 역시 결코 놓을 수 없는 분야다. 숫자와 데이터는 사회학과 함께 내가 사람을,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관점이 되어버렸다.
행복하게 일하기 = 좋아하는 것들 연결하기?
AI에 대한 관심은 이를 가능케 하는 데이터란 자원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이후 데이터 분석가라는 목표를 세워 열심히 정진하게끔 만들었다. 그때는 멀게만 느껴졌던 그 꿈이 바로 눈앞의 현실로 성큼 다가왔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지 두려움도 공존한다. 분명 이 일은 나를 즐겁게 만들고 그만큼의 보람도 느끼게 만들지만(그리고 앞으로 업무 범위가 더 넓어지면 그 즐거움과 보람은 배가 될 것이라 확신하지만) 노동을 통한 자아실현에 큰 가치를 두고 살아온 나로선, 끊임없이 '정말 이게 네가 원하는 게 맞아?'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든다.
그래서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기존에 존재하는 직무들에 꼭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 마케터, 기획자, 데이터 분석가, 개발자와 같이 명확한 경계를 지닌 기존의 직무라는 특정한 영역으로 나를 규정하지 않고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다. 그게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회사라는 기존의 틀에 종속되어 노동을 통해 자본을 획득하는 방식 말고도 다양한 방식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요즘, 굳이 직무라는 한정된 영역에 나를 가둘 필요가 있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재능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많은 플랫폼과 채널들이 탄생한 이 시대에 그것들로 내가 원하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면 기존의 틀을 깨고 나오는 게 맞지 않을까. 바야흐로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 것이다.
https://v.kakao.com/v/20201119115311156
'나는 무엇을 잘할까?'-를 고민하기보다는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를 많이 고민하게 되는 요즘, 하고 싶은 것은 나날이 늘어만 간다. 그중 하나는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정제하여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글과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 데이터 저널리즘이란 용어는 이미 대중화되었고, 실제로 데이터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곳들도 존재하지만 뉴욕타임스와 같이 데이터에 있어서 매우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는 곳이 필요하다.
데이터와 커피(음료), 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노동의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결과적으로 보람을 느끼려면 '내가 좋아하는 이것'들을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커피와 관련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 혹은 데이터 저널리즘을 적극 실천하는 기업에 가는 것이 가장 베스트겠지만 그런 곳이 존재하지 않거나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다면 하나 만들어버리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걸로 단번에 성공하겠다!라는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이리저리 연결하고 끊임없이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꾸준함의 지속성을 위해선 비범함보다 그 일 자체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경험상 정말 꾸준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면 된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깊게 몰입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그 대상을 좋아하고 더 나아가 그 대상과 사랑에 빠지면 된다. 그게 가능하다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