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고는 학생들을 어떻게 연구에 입문하도록 할까?

어떻게 영재고 학생들은 학부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는가?

by 김비누

일반적인 고등학교와 영재고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연구다. 연구는 거의 진행하지 않고, 진행하더라도 가벼운 수준의 실험에 가까운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일반고와는 다르게 영재고의 연구는 대학교 학부 수준의 연구에 가까우며, 가끔씩은 대학원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기도 하고, 학회 논문을 작성하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영재고 학생들이 특별해서 대학교, 대학원 수준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물론, 영재고 입시를 통과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에 대한 많은 지식과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에 연구에 있어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입학 때부터 연구를 어떻게 하는지,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는지 등을 알고 입학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결국, 차이점은 학교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연구에 입문하게 돕는지에 있다.


영재고 연구의 핵심은 2학년 때 진행하는 R&E 활동이지만, 1학년 때부터 연구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1학년 1학기 때는 창의 연구 활동을 하게 되고, 2학기 때는 연구 기초 세미나를 진행하게 된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기 어렵기도 하고, 대충 봐서는 비슷한 활동인데 이름만 달리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활동은 꽤나 큰 차이를 가지고 있고, 진행하는 방식이나 배우는 내용 등에서 모두 차이점이 존재한다. 아래에서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어떻게 영재고에서 연구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창의 연구 활동


창의 연구 활동은 영재고에 입학해서 가장 처음 겪게 되는 연구 활동이다. 가장 처음 겪게 되는 연구인 만큼 난이도는 어렵지 않다. 연구 주제도 선생님들께서 지정한 연구 주제를 기반으로 진행하게 되고, 요구하는 과제의 수준도 높지 않다. 학교 선생님들이 1학년 학생들이 진행할 만한 주제를 정해서 공지하고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싶은 분야나 주제, 함께 연구하고 싶은 선생님 등을 고민하여 주제를 선정한다. 해당 주제를 함께 고른 학생 3명과 해당 주제를 제안한 선생님, 이렇게 4명이 팀이 되어 한 학기 활동을 하게 된다.


주제를 제안한 선생님이 연구 지도자가 되어, 해당 선생님 밑에서 기초적인 연구 설계와 실험, 보고서 작성, 포스터 제작 등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가벼운 수준에서 진행하게 된다. 영재고에는 대학교 수준의 연구 시설들이 존재하는데, 많은 경우에 창의 연구 활동 수준에서는 실험실까지 활용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활용하더라도 일부만을 활용하며, 이 또한 담당 선생님의 지도하에 진행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지 않다.


하지만, 처음 겪는 연구 활동인 만큼 많은 부분에서 막히게 된다. 일단, 창의 연구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논문이나 연구와 관련된 영어 문서를 읽게 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기서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공계 계열의 영어 문서는 일반적인 영어 실력과는 다른 문제로, 전문 용어 등은 다수 적혀 있어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 또한, 보고서 작성이나 포스터 제작도 처음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다. 이런 연구에 있어서 기초적인 부분을 처음 배우는 과정이 창의 연구 활동이다.




2. 연구 기초 세미나


창의 연구 활동이 연구 활동의 전반적인 기초를 다지는 활동이었다면, 연구 기초 세미나는 논문을 읽고 논문에 대해 동료들과 토론하고 논문을 정리하는 등, 다른 이들의 선행 연구를 파악하고 현재 해당 분야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자세하게 배우고 연구하는 활동이다. 이는 2학기 때부터 진행되며, 많은 학생들이 연구 기초 세미나를 프리 R&E라고 부르는데, 이는 연구 기초 세미나를 통해서 2학년 때 진행하는 R&E의 연구 주제를 많이 선정하기 때문이다.


연구 기초 세미나는 그 시작부터 창의 연구 활동과는 다른데, 먼저 팀부터 선정하게 된다. 마음이나 분야가 맞는 3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팀을 구성하게 되며, 팀을 구성한 후에 연구를 지도해줄 담당 선생님을 찾게 된다. 어떤 분야를 할지, 대략적으로 어떤 주제를 진행할지를 팀 내부에서 정하고, 이에 적합한 선생님을 찾아서 지도를 부탁드리게 된다. 생각보다 선생님을 찾는 것도 일이며, 너무 늦게 팀을 구성하거나 선생님을 찾게 되면, 팀과는 맞지 않는 분야를 하시는 선생님 밑에서 지도를 받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최대한 빠르게 정해서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한다.


지도 선생님까지 구성되게 되면, 구체적인 연구 주제를 설정하고 해당 주제의 근간이 되는 과거 논문들과 최신 연구들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된다. 논문으로 바로 시작하지 않고, 처음에는 원서나 가벼운 책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중간고사 이후부터는 거의 논문 위주로 활동이 진행되며 이때 처음으로 연구 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논문이라는 것이 단순히 보면 쉬워 보일지 몰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발표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해하려면 해당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도 알아야 하고 전문 용어도 알아야 하며, 전반적인 수과학 지식까지 필요하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 논문을 읽고 발표하며 토의까지 할 수 있는 밑바탕을 기르는 활동이 연구 기초 세미나이다.




영재고의 연구 활동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재미까지 있는 활동이지만, 상상 이상으로 힘들고 때로는 너무나도 지치는 활동이다. 영어 실력도 있어야 하고, 수과학 지식도 있어야 하며, 함께 연구할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있어야 하는 동시에, 선생님까지 잘 찾아야 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활동으로, 합격 이후부터 미리미리 영어 실력도 키우고 연구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해간다면 더 쉽고 재미있게 연구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 대학교 진학 및 입시 관련 칼럼과 상담을 진행하는 "고딤돌"의 칼럼입니다. 상담 신청 및 자세한 내용은 카페 가입 후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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