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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아주 작은 곳에서 만들어진다

공적 서류의 99%는 부 다음에 모가 나온다.
예를 들면  부모, 학부모, 한부모.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이혼모/이혼부(사실 이런 말은 잘 안 쓴다), 미혼모/미혼부, 계모/계부.

부와 모의 순서가 어떤 기준으로 쓰이는지는 뒤에 따라오는 단어만 보면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결핍/사적 공간 관련된 단어에는 대개 “모”가 우선하며,

충족/선택과 관련된 단어에는 “부”가 먼저 나온다.


며칠 전 일이 있어 면사무소에 갔다가 팸플릿을 보았는데 미혼모. 부라는 말이 그날따라 굉장히 거슬렸다.

차라리 “미혼 부모”라고 하지, 굳이 미혼모•부라고 쓴 이유는 뭘까. 게다가 미혼부를 먼저 쓰지 않은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느니, 이런 소리가 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쉼표 하나만으로도 차별은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매우 섬세한 행위라는 걸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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