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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Mar 21. 2022

2. 회고록 2권

해운대 주간일기 2 - 회고록 2권


나의 아버지는 生前에 중앙일보 평생구독자였다.

내가 아는 한 돌아가실 때 까지 거의 매일 새벽에 들에 나갔다가 아침식사 전에 늘 신문을 들고 계셨다. 또 하루 중에 틈나면 읽었다. 술을 드시고 오시면 막내아들을 앞에 두고 언제나 똑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태어난 이야기, 장인과 결혼이야기, 일자리와 동생들 키운 이야기, 당신을 인정해 준 외삼촌이야기, 삶과 죽음을 넘나든 이야기 등등. 그러나 내가 진주로 고등학교를 간 이후로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김영환 前부산시장님의 회고록 ‘절벽 너머에는 평야도 있다네’를 보면서 아버지의 삶의 기록을 찾았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희미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취중의 말씀들의 단편만이 있다. 계속 친지들의 기억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영환 前부산시장님께서는 “할아버지로서 무엇인가 인생에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져서, 어린 손자들이 장성했을 때를 대비하여 글을 남기는 길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여” 회고록을 쓰셨다. 또한 “이 책에는 나의 공직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 있고 내가 지키고자 했던 나의 이도(吏道)와 신념이 배어 있으며”, “후배 공직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자료로 남길 기대해 본다.”고 하셨다.


KNN 길재섭 부장님이 작년 연말에 책 ‘아들아, 살아보니 사랑이더라’를 출간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부모님의 인생이 아들은 언젠가부터 궁금했다. 2016년부터 부모님을 찾아뵐 때마다 취재하듯이 시작된 구술과 기록은 원고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칠십 몇 년을 훌쩍 건너뛰는 노부부의 기억이자 기록이고”, “두 분의 삶은 우리 현대사를 받치고 있는 평범한 이들의 생활사였다”고 말한다. 아들이 부모님께 이렇게 아름답고 귀한 선물을 드리다니, 감탄이 절로 난다. 또한 저자는 참 좋고 아름다운 부모님을 두셨다는 생각이다. 저자의 소망처럼 두 분을 모시고 영변과 황주를 찾아갈 날이 꼭 오기를 바란다.


한 분은 손자들, 후배들에게 기록으로 본인의 삶을 전하고, 다른 한 분은 부모의 삶을 직접 묻고 들어 기록하고 있다. 점이 모여서 선이 된다고 생각하면 내 삶의 기록을 남겨야 선을 만들 수 있다. 요즘 부쩍 이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도 싶다.


부산일보가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열차 ‘KTX-이음(EMU-260)’의 2024년 완전 개통을 앞두고 부산·울산 지역 정차역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 동래구에 이어 울산시까지 유치 경쟁에 가세하며 불꽃 튀는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민 이동 편의 향상’ 등 내걸고 부산지역에서는 해운대2·기장3·동래1곳이 경쟁하고, 울산시도 나서 ‘유치 대전’에 나섰다. 이건 KTX-이음을 고속철이 아닌 전철수준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운대구의 신해운대역과 센텀역 교차정차 요구는 과하다. 국토부가 “신해운대역 우선 정차”를 답했다고 하니 우선 지켜내야 한다. 구청이 주민갈등을 유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울산은 울산대로, 기장은 기장대로의 논리와 충돌하면 좋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산시의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이 고리 반경 20∼21㎞에서 28∼30㎞로 확대되어 부산인구의 2/3가 보호대상인구가 된다. 시가 주민보호시스템, 이재민구호소 등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부산시민도 방사선에 더욱 관심을 갖고 교육이나 훈련 등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친다. 원자력 발전이 국가와 국민들에게 기여한 것만큼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원전 내 보관은 너무나 일방적이다. 지방정부와 반드시 협의해야 한다. 


경제뉴스에 “경비대장이 해적된 셈”이라는 기사가 눈에 띤다.

신문은 “삼성전자 특허분야 사령탑으로 애플, 화웨이 등을 상대로 굵직한 소송전을 총괄하다 퇴직한 삼성전자 前 IP센터장이 특허관리 전문업체를 설립한 뒤 미국 전자업체와 손잡고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고 하면서 “신의성실의무나 직업윤리 위반소지가”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손해배상금액이 수백억 원에 달하고, 임원이 퇴직 1년 만에 친정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으로 재계는 충격을 받고 있다.


최근 여자배구단 IBK기업은행에서 이유가 좀 불분명하게 코치, 선수가 담합을 하여 감독을 몰아낸 사건이 있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감독과 코치가 해임되고, 선수도 임의탈퇴로 공시되어 선수생명이 위태롭게 되었다. 신임 감독이 오고 7연패 뒤에 드디어 첫 승의 기쁨과 아픔을 가졌다.


두 사건은 다르면서 닮았다. 임원이고 근로자(선수)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에 위해를 가했다. 조직은 내부 신뢰에 타격을 받고, 조직의 평판을 잃어 성과를 창출하기 어려워졌다. 세상이 달라지는지, 사람이 달라지는지. 암튼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 시대다.


백신패스로 온 동네가 시끄럽다.

백신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이다. 백신패스가 적용되는 대상시설이 점차 확대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실정이다. 특히 법원은 학원, 독서실 등 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은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에 해당하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과도한 규제”라고 인정했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강한 백신패스는 도입되지 않을 거라 보고 접종을 미루었다. 식당, 카페를 갈 수 없으니 사람을 만나거나 외식을 할 수도 없고, 전시장, 영화관, 대형마트 등 생활시설 어디에도 갈 수 없으니 답답함이 가슴을 후볐다. 나도 내일이면 자유로운 몸이 된다. 자유는 존재하고 있을 땐 그 가치를 모르나, 자유를 잃고 나면 그 소중함을 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고(故)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가 9일 오전 별세했다. 82세.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배 여사 별세 소식에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전남 화순 출신으로 연세대에 다니던 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졌다. 이 열사 사망은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산업화 세대가 가듯 민주화 세대도 간다. 이제 우리 헌법이 규정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하는 세상을 기대한다.(22.1.17)


#해운대주간일기2

#KNN길재섭부장

#KTX이음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삼성전자IP센터장

#IBK여자배구단

#백신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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