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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Mar 21. 2022

3.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해운대 주간일기 3 -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주간일기를 시작하니 한 주간에 드라마틱한 일들이 참 많다는 걸 안다. 광주 주상복합건물 붕괴사고와 정몽규회장의 사퇴, MBC의 김건희씨 전화녹음 방송, 文 정부의 10회에 걸쳐 150조여 원의 추경으로 1인당 나라 빚이 2000만원을 넘을 거라는 보도와 세계 테니스 1인자 조코비치가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 입국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보도, 15일 오후 남태평양 통가 인근 해저에서 역대급 화산 폭발 등 세상은 하루에도 사건 사고가 많다.


은퇴 이후에 하나의 루틴이 생겼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써니와 산책을 했으나 이제는 하루의 일과 중 꼭 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 집에 있으면 언제 나갈 거냐고 졸졸 따라 다닌다. 옷을 입히거나 목줄을 할 땐 왔다갔다 실랑이도 한다. 바깥 구경을 하고 와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나를 위해 산책을 가자고 보채는지도 모를 일이다. 덕분에 7천보 이상을 걷는다.


은퇴 이후의 사는 법, 영어공부 하는 법, 자원봉사 하는 법 등을 이 곳 저곳을 찾아 강의를 시청한다. 어떤 자격증이 적합할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뭘까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다. 백신패스의 자유를 얻은 후 미지의 항해를 위해 출항 준비에 들어갔다. 대학 신입생이 된 기분이다.


내가 사는 동네는 한껏 부풀어 올라 있다. 한마디로 뜨겁다. 지역 인터넷카페에서 금방이라도 건설이 될 것처럼 반기는 글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우리 동네의 도시철도 건설순위가 9위, 10위에 있다. 재정여건과 우선순위, 예비타당성조사 등 관련절차 이행 등을 고려하면 하세월이다. 


부산시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변경’안에서 2호선을 장산역에서 오시리아역까지 연장하고, 2호선에 서울 9호선처럼 주요 역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변경안에 의하면, 기존 8개 노선(158㎞, 건설 중인 노선 포함)은 18개 노선(251㎞)으로 늘리는데 2036년 까지 4조 4003억을 투자한다. 대상 노선이 모두 건설되면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이 11.04%에서 14.08%로 3.04%포인트 증가, 평균 접근시간도 9.06분에서 7.25분으로 1.81분 단축, 도시철도 역세권 인구도 82.8%에서 88%로 5.8%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계획의 놀라운 점은 수송분담률 3%를 높이기 위해 4조 4천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다는 점이다. 중앙로는 도로위에 BRT, 도시철도 1호선과 급행열차로 3중의 교통망을 만든다.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경제의 틀이 달라지고 있으니 투자의 효율성을 고민할 때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의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보전,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생각하면은 요금체계, 노선망 구축, 운영시스템 등 대중교통체계의 혁신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언론의 특집기획 아젠다이고, 차기 부산시의 핵심 현안과제다. 무임승차를 절반 이상으로 줄이고 청년층의 교통비용을 낮춰 청년의 활동성을 높이는 대안도 필요하다.



매경의 신년기획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3번째로 ‘지방대학 날개 없는 추락’이 나왔다. 지방에 터전을 두고 사는 우리에겐 너무나 가슴 아픈 내용이다.


385개 국내 대학이 2042~2046년에는 190개로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25년 뒤엔 대학 중 절반(49.4%)만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는 252곳에서 101곳만 살아남아 60%가량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동규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가 분석한 '인구 변동과 미래 전망: 지방대학 분야'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이내에 부산 지역 대학 중 70%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에선 23개 대학 중 16개가 사라지고 7개(30.4%)만 생존 확률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21.7%·23개→5개)과 울산(20.0%·5개→1개)은 5곳 중 1곳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17개시도 중 대학 생존율이 70% 이상인 곳은 서울(81.5%), 세종(75.0%), 인천(70%)뿐이었다. 이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대학 건전성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전남·경남·경북 대학들이 위기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2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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