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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Jul 20. 2023

63. 前지방공무원이 오송 침수사고를 보면서

해운대 주간 일기 63 – 前지방공무원이 오송 침수사고를 보면서


  먼저 오송 지하차도의 침수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부산의 초량지하차도 침수로 인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가 엊그제 같다. 작년에 많은 분들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도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자연으로 시작되는 재난과 사회적 활동으로 인한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한 곳에서는 폭염을, 또 다른 곳에는 폭우를 쏟아낸다. 또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이런저런 사유로 예기치 못한 재난사고가 생긴다.


어느 새해에 기장 삼각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었다. 연초 충렬사, 충혼탑 참배를 마치고 귀가를 하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산불이 났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재난상황실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산림청, 기장군, 소방본부 등과 협력한 적이 있다. 이 산불 진화의 총괄책임자가 누구였을까? 소방본부장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내가 법상 총괄책임자도 아닌데, 총괄이 되어 버렸네”. 그래서 내가 “본부장님 믿고 시키는 대로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받았다. 지역의 산불 진화는 법상으로 해당 기초자치단체장이 책임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책임자인 줄도 잘 모른다. 


부산의 초량 지하차도로 부구청장과 담당 직원들이 징계와 법의 심판을 받았다. 도시가 관리해야 하는 시설은 너무나 많다. 공무원들이 하루 종일 그 시설들을 점검만 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이다. 난간이나 펜스에서부터 지하차도, 경사지, 절개지, 침수지역, 하천 그리고 각종 도로시설물들이 어느 순간에 흉기로 돌변할지 모른다. 사고가 나면 부실 관리가 쟁점으로 부각된다. 재난 대비에서 모자람보다 넘치는 것이 낮다는 말들이 나온다. 그것이 맞을까. 공무원들이 재난업무로부터 도망가기 시작하고, 책임을 피하게 된다.


하천에서 치수(治水)가 먼저일까. 수질(水質)이 우선할까.

그동안 치수는 국토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했었다. 부처는 설치의 목적에 맞게 정책의 주안점을 달리한다. 국토부는 치수에 우선을, 환경부는 수질에 방점을 두었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하천 관리 일원화 정책으로 환경부로 통합되었다. 하천에서 범람이나 재해가 일어나면 잘 대응할 수 있을까.


부산시는 어떤가. 과거에는 하천 업무를 건설국이 맡았다. 그 후 시민안전실에서 잠시 맡았다가 지금은 환경실이 하천을 관리하고 있다. 관리의 주체가 바뀌면 관리 방향도 달라지고 담당 공무원들의 생각도 달라진다. 이리저리 옮기면서 전문성도 훼손되었다. 시민은 생태하천을 원하지만 도심하천은 치수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극한호우를 가정할 때 온천천등 하천의 치수 기능을 점검하여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다.


오송 지하차도의 사례를 보자. 관리 책임의 주체는 누구며, 재난 대응은 누가 해야 하는가. 충북도, 청주시, 행복청, 금강관리소 등이 있고, 소방청, 경찰청이 있다. 부산 초량 지하차도 사고나 이태원 핼러윈사고 사례로 보면, 청주시에 재난대응의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하차도 등 시설물의 관리 주체가 누구이든 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재난을 총괄 관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도 국가 공무원이고, 행복청과 금강관리소도 국가공무원이다. 심지어 소방도 지난 정부에서 국가공무원이 되었다. 지자체가 재난에 대응하기엔 이 기관들에게 말이 먹히지 않는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에 국가의 일선행정기관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지금 우리는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 통일된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기 힘든 복잡한 행정체제를 갖고 있다. 


부산시가 IBM의 지원을 받아 외국전문가로부터 부산시의 재난대응 시스템에 대한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 재난종합상황실이나 대응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선진국 수준 이상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재난 대응기관 간의 협력 및 정보 교환의 적시성(適時性), 정확성(正確性)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지방정부와 국가의 일선 행정기관, 소방과 경찰이 시스템으로 정보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난대응에서 허점은 언제든 나타난다. 이건 재난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행정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본다. 이제 국가와 지방정부의 행정조직을 재편성할 때다. 지방자치제도 다시 살펴야 한다. (23.7.21) 


#지하차도침수  #하천  #자연재난  #재난대응  #행정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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