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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Dec 10. 2023

70.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의 생존을 바란다.

해운대 주간 일기 70 – ‘민락 인디트레이닝센터’의 생존을 바란다.


주말 저녁에 후원하고 있는 음악풍경이 주최하는 제53회 짜장콘서트에 다녀왔다.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소프라노 #정혜리, #신하람, 테너 #양승엽, #박성백의 공연과 시 낭송가 #김정숙 님의 시 낭송이 있었다. 음악풍경은 청년음악가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연주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회원들이 만든 전문예술단체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된다. 풀뿌리의 음악 모임이다.


도시철도 수영역에 가면 쌈(SSAM)이라는 문화매개공간이 있다. 내가 교통공사에 근무할 당시에 지역의 젊은 예술가가 교류와 전시공간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있어 만든 공간이다. 지역의 젊은 예술인들이 하는 “쌈수다”, “쌈전시”, 문화예술강좌 등이 열리고, 시민의 문화쉼터가 되기도 한다. 이 작은 공간이 젊은 예술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곳이다. 이를 운영해 온 괴짜? 김상화 교수님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독일은 음악 작곡, 이탈리아는 오페라가 유명한 것은 지리적,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한다. 부산의 기후나 환경은 이탈리아와 비슷해 성악, 가요, 오페라 등의 분야에 강점이 있다. 


부산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가요 시장을 이끌어 왔었고, 나훈아, 현철 등 대형 가수들이 부산에서 싹을 틔웠다. 가라오케 시장이 부산에서 시작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지금도 지역 출신의 K-pop 가수가 많은 점은 부산시민이 노래를 즐겨 부르고 있다는 방증이고, 또한 부산을 소재로 한 노래도 많다는 것도, 국제합창제를 계속 개최하고 있다는 것도 지역 특유의 음악 토양이다. 


항구도시, 해양도시는 개방성이 강하고 역동적이다. 거친 파도와 어떤 위험이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바다 공간에서 산업 활동을 주로 해 온 사람들이라 새로운 문화나 다른 문화를 잘 받아들이고 창조한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에서 클럽을 중심으로 음악 밴드들의 활동이 성행하던 시기도 있었다. 지금도 부산일보가 주최하는 ‘부산직장인 밴드 경연대회’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가 참여하고 있다. 사이드카, 스카웨이커스 등 제법 많은 전문그룹이 주로 클럽이나 펍 등에서 창작 및 공연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음악창작소, 사상 인디스테이션 등의 시설을 활용하고 있으나, 이들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마이애미 등 세계적인 해양도시의 경우 주말이면 관광과 이런 종류의 음악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다. ‘underground music’이나 ‘rock’ 등 창조적 음악들이 부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매년 열리는 부산 국제 락 페스티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매우 크다. 부산시민의 정서에 부응한다고 본다. 


얼마 전 부산일보에 너무나 안타까운 기사가 났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긴 하지만 지역의 풀뿌리 문화를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다. 부산교통공사가 민락역에 있는 ^인디트레이닝센터^가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문화는 씨를 뿌리고, 영양분을 주고, 가꾸어야 생존하고 성장한다. 나중에 큰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어 가치 있는 지역자산이 될 것이다. (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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