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9회말 2아웃이 왜 중요해요? 그게 뭔데?
선배는 야구 선수가 꿈이었다고 했다.
왜 접었다고 했더라? 운동의 꿈을 접은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부상 때문이라고 했나?
첫인상도 생체과였다. 한국문학통사보다는 야구배트를 들고 있는 모습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결정적으로, 한 번은 장난친다고 선배의 팔뚝을 꿍 쳤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 돌멩이 친 줄 알았다.
물리적으로 통각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감각에 깜짝 놀랐었다. 체육인의 피가 확실해.
그럼에도
돌멩이 옆에 핀 채송화 향이 돌멩이에게도 옮았던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채송화였던 건지.
한창 싸이월드를 할 때, 아주 가끔 선배가 적는 글들이 신기했다. 선배의 글들은 눅눅한 꽃잎이었다.
새벽 어스름에 나가야 느낄 수 있는 이슬 맞은 꽃잎. 어디서 누구에게 그리 맞고 왔는지 연약하고 아팠다.
선배와 나는 종종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그러던 날 중에 문득 9회말 2아웃이 궁금했다.
금방 야구장과 전광판이 그려졌다. 또 여러 가지 단어들이 써졌는데 어떤 단어들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고백하건대 아무것도 못 알아들었다. 공을 쳐야한다는건지 받아야 한다는건지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었다.
음악을 듣는 것처럼 선배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목소리가 좋아서 좋았다. 9회말 2아웃쯤 모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