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장면 1. 황폐해진 도시
- 자막 : 서울 2049 A. D
- 새벽
- 기계인간 하모니의 자율주행 트럭 한 대가 도시의 불꺼진 골목을 질주한다.
- 서치라이트가 조용히 어둠을 훑는다. 그 속에서 좀비처럼 눈이 풀린 시퍼런 아이들이 발견된다. 어느 건물에서 쏟아져나온 또다른 한 무리의 인파가 갈 지자로 걸으며 트럭을 향해 서서히 다가온다.
- 그들을 비추는 레이저 불빛이 요란하다.
- 근처의 편의점 발견. 사이렌을 울리며 정차하더니 육중한 하모니는 바닥을 울리는 굉음을 내며 성큼성큼 출입구로 향한다.
- 편의점 안쪽에 몸을 바싹 붙이고 사시나무처럼 떨던 학생, 컵라면 국물을 치마에 쏟으며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아 진짜 지금 막 나온거라고!”
- 그 위로 자막
자막 "삭막한 대치동 학원가에 기계들이 들어섰다. 세계최고의 지성을 뽐내는 아이들을 길러내기 위해 치열한 입시전쟁을 벌여온 지난 수 십년, 마지막 전투를 위해 예비된 시점은 미래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 현재, 바로 오늘 밤이었다.“
(페이드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