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시선
바닷가를 걷는다
바람이 분다
힘자랑을 하며
기세등등하게
그 녀석이 찌를 물자
파르르 떨기.시작하는 연줄 위로
독수리가 고개를 높이 쳐든 채 날개를 활짝 펴고
문어발이 흐느적거리며 유영을 시작한다
저 멀리 하늘 끝에서부터 가늘고 기다란 실을 타고
흘러 흘러 내 손 끝에 도착한 그 순간을
놓칠세라 탁 낚아 말없이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건 늘
보이지도
들리지도
잡히지도 않는
시간의 흐름처럼
무심하고 자비없는 불가항력이었는데
어르고 달래며 솜씨좋게 다루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