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내 눈 앞의 너부터 시작해볼까
니가 원하는게 뭐야
아니 엄마가 좋아하는 걸로 하자
아니 난 니가 원하는게 궁금해
음 생각해본 적 없어
자 그럼 어디부터 가볼까
오늘은 마트에 가자
카트타고 한 바퀴 빙빙돌며 생각해보자
카트에 앉은 너와 마주본다
우리 서로 눈높이가 맞네
나는 왜 그 동안 맨날
손에 잡히는 익숙한 것들만 바쁘게 들고나오면서
너한테 먹고싶은걸 직접 골라보겠냐고
한 번 물어봐주질 못했나
하는 사이 니가 고른다 맛밤을
아 이게 좋겠다 물어봐줘서 고마워
항상 엄마가 할게 엄마가
해서 난 몰랐는데 난 이게 좋아 엄마
우리 또 고르러 가보자
그래 그렇구나
널 위한걸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어
그건 내 생각이고
마주보고 카트에 앉아
기분좋게 달랑달랑
두 다리를 흔드는 니 모습이
이제야 눈에 들어오네
나라고 알았을까 당연히 몰랐지
우리 엄마라고 알았을까 그 분도 몰랐겠지
아빠라면 더더욱
그랬구나 항상 내가 먼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내가 먼저
나는 나 먼저 너는 너 먼저 쟤는 쟤 먼저
그건 참 자연스럽고 당연해
변한게 있다면 우리 서로가 거기있음을 알아차렸고
서로에게 원하는걸 물어봐줄 수 있다는 것
그걸로 충분해
그걸로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