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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소 Oct 23. 2023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와 함께

세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시끄럽다. 얼마 전 아침에 배달된 신문 1면에 실린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크게 다친 어린이 사진을 보고 내 딸이 무슨 일이 일어난거냐고 묻는다.


유대인은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지독하게 박해를 받았고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 대학살까지 겪어야했으니 절망과 고통의 역사가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를 꽁꽁 묶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배척해온 걸 보면 서로간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건 본능적인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느껴지기에 긴 시련을 겪어온 유대인에게조차도 풀기 어려운 문제인가보다.


우리는 모두 한 때 어린이였고, 누군가의 자식이었던 어른이기에 세상의 모든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속한 이 땅이 살 만 한 곳이라는 믿음을 갖길 원할 것이다. 내가 내 아이에게 단 한 가지를 보여주고 가르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의 에너지와 살아갈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밝고 담대한 마음가짐일 것이다. 일체유심조! 그러기위해 낙관과 유머는 필수다. 이 영화는 전쟁영화지만 나치의 악행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거나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영화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우리 모두가 보편적으로 공감할 서로간의 사랑과, 그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인 아버지 귀도는 내 딸과 비슷한 나이인 자신의 아들 조슈아와 유대인 수용소 생활을 하며 아들이 실상을 알고 겁을 먹지 않도록 이 모든 건 게임이고 이 게임을 잘 끝내면 탱크를 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믿게끔 한다. 그렇게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노역일을 하고 돌아오면 수용소에 갇혀 자신을 기다린 조슈아에게 오늘은 몇 점을 더 따냈다며 이제 곧 1등이니 탱크를 얻어갈 수 있겠다며 늘 유쾌한 모습을 보여 조슈아를 안심시켰다. 조슈아는 그래서 생사의 기로에 섰던 그 시간이 아빠 덕분에 즐거울 수 있었다.


후반부에서 전쟁에 패한 독일군이 유대인 수감자들을 죽이고 떠나려는데, 어수선한 이 틈이 기회라고 생각했던 귀도는 아들 조슈아를 작은 통에 숨겨놓고 여자 수용소로 잠입하여 아내 도라를 찾으려 하다 그만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위기를 맞는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아들을 잊지 않고 그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경쾌한 발걸음으로 떠난 귀도는 나에게 사랑과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은유로 가득한 동화다. 내 딸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함께 이 영화를 꺼내 다시 보고싶다.


©mira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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