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쌀벌레 같으니라고!
아빠개미가 눈을 흘겼어요. 아빠개미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힘이 센 개미 중의 개미랍니다. 꿀벌을 거뜬히 들어올리는 커다란 어깨, 잠자리도 잘게 쪼개는 무쇠턱을 가졌지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지난 여름 땡볕에서 다같이 비상식량 나를 때 불러주던 노래는 나름 흥겹고 신이 나는게 일하면서 듣기 좋던데요 뭘! 저렇게 태어난걸 어쩌겠어요? 우리 일도 아닌데 신경 꺼요! 엄마개미가 아빠개미를 다독거렸어요.
그렇게 겨울이 되었어요. 모두가 우려했던대로 고아 베짱이는 쉴 곳도 먹을 것도 없어 개미가족의 집 문을 두드렸고, 개미부부가 베짱이에게 먹을 것을 죽지 않을만큼 적선하자 베짱이는 고맙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개미부부가 그 노래를 듣기 위해 모여앉자, 지나간 풍성한 가을에 대한 그리움, 한겨울의 모진 칼바람과 다가올 따뜻한 봄에 대한 기다림은 어느새 잊혀지고 눈앞에 타오르는 모닥불의 붉은 열기만 남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