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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우소 Nov 23. 2023

너와 나의 연결고리

퇴로는 없다

순도 100% 즐거움을 위한 글을 이 곳에 쓰기 시작한지 약 한 달이 되었다. 제안서나 보고서와 같은 필요에 의한 글 정도를 써왔고, 어릴 적 일기장이나 탐구생활도 늘 건성건성 벼락치기로 써제끼던 내가 글을 쓰며 힐링이라니. 어린 딸을 키우며 그 영향도 많이 받는다. 같이 책을 읽을 때가 많고 아이가 여러가지 주제로 글짓기를 자주 하는 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이다. 그래...내가 못하고 싫은 건 너에게도 강요하고 싶지 않아. 그런 이유로 틈날 때마다 떠오르는 대로 쓰다보니 그게 점점 재미있어졌다. 잠들어있던 무딘 감각이 살아나는걸 느껴 기쁘기도 하다. 뭐든 손톱만 한 자극이라도 주어지고 생각이 들면 글을 쓰는거다. 흙을 먹고 지렁이가 똥 싸는 것처럼.


나는 이 곳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글을 참 재미있게 읽는다. 주부, 회사원, 선생님, 문방구 주인, 사서, 사육사, 택배기사, 버스기사, 대리운전사, 무당, 심리상담사, 기자, 의사, 변호사 그리고 일상에서 옷깃을 스쳤더라도 미처 알아보지 못 했을 수 많은 또 다른 무명 씨들. 누군가와 제법 긴 시간 알고지내도 잘 못할 것 같은 속 깊은 얘기들과 한 사람의 업에 대한 철학과 꽤나 전문적인 지식들까지. 이 곳에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자주 만나지만 특별히 관심이 없었던 주변 사람들을 조금 더 상상력을 가미해 내적 친근감을 갖고 바라보게 된 건 또 다른 좋은 점이다. 어쩌면...저 사람도 혹시 나처럼? 예를 들면 경비 아저씨, 목욕탕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와 정비소 남학생의 생각 같은 게 궁금해지는 것이다.

감사해요. 우리 계속 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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