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화려한 깃털

by 해우소


숲 속의 새들이 모여 가장 아름다운 새를 왕으로 뽑기로 했어요.

새들은 깨끗이 몸을 씻기 위해 가까운 연못으로 날아갔지요. 까마귀도 다른 새들처럼 공을 들여 씻어봤지만 자신의 털이 그저 변함없이 새까맣다는 사실에 실망했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다른 새들이 물가에 떨어뜨리고 간 수많은 깃털 중 제일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을 골라 몸에 이리저리 붙여보았습니다. 그렇게 까마귀는 누구보다 아름다운 새가 될 수 있었지요.


마침내 왕을 뽑는 날이 되자 모든 새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까마귀를 만장일치로 선택했어요. 까마귀가 다른 새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진하는데, 극락조, 공작, 꾀꼬리 등 까마귀의 갑작스러운 변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던 몇몇 새가 까마귀 몸 군데군데 꽂힌 자신들의 독특한 깃털을 발견하고는 불같이 화를 내며 제각기 뽑아가버렸습니다. 결국 까마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나머지 새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극락조, 공작, 꾀꼬리 너희가 세상 모든 새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어. 그건 언제나 변함없는 사실인 줄로만 알았지. 우리에겐 아름다워질 가능성조차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저 까마귀를 좀 봐.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던 초라한 녀석이 자신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너희라고 아무렇게나 떨어진 깃털을 모아 저런 옷을 해 입을 수 있었겠니?"

까마귀는 그렇게 왕이 되었고, 자신의 능력을 십 분 발휘해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많은 새들에게 세상에 없던 깃털 옷을 지어 선사해주었습니다.


_methode_times_prod_web_bin_8cbdbc00-b451-11ec-8ba8-f6bf3099f5f6.jpg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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