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놀이

by 해우소

우리는 모두 역할놀이 중이다

각자 맡은 배역을 리허설 한 번 없이

무대에서 내려가는 그 날까지

스스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하며


하지만 어떤 날은 화장을 모두 지우고

민낯으로 거울 앞에 힘없이 앉아

그 속을 지그시 들여다보니

저 멀리 우주의 별처럼 느껴지는

낯선 눈동자 두 개


칠흙같은 어둠을 지나

불이 켜지고 장막이 걷히면

또다시 무대에 오르게 될까

다음은 어떤 역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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