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질겨지는 방법
꼿꼿하게 홀로 선 파는 속이 없다.
속을 비워야 세상을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힘이 생기지 않던가. 속이 꽉 찬 줄기는 외부 압력에 쉽게 꺾이지만 속이 비어있는 파는 쉽사리 꺾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살아가는 그 흐름대로 의지하고, 적당하게 많은 것들을 심각하게 마주하지 않고, 내 자리에서는 늘 최선으로. 성장은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나를 비워나가고 싶다.
지나치게 부담 주고 스스로 꽉 채워서 쉽사리 꺾이고 힘들어하는 과거는 지금까지만 하고 싶다. 조금 더 질겨지고 꺾여도 부러지지 않게 속을 비워내며 커갔으면 한다.
늘 이 자리에서 변함없이 커가면서 비워내고 질겨지며 언젠가 파꽃한송이 틔워내 보는 조그만 소망이 어쩌면 우리 인생과 크게 변함이 없지 않나 싶다.
무엇이든 많이 담아내려 한다면, 꺾여 부러지는것도 욕심만큼이나 쉬울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비워낸다면 조금 더 질겨질 것이다.
속 비우고 속 편하게 살자, 마치 파처럼 계속 커가면서 말이다.
돌아보니 그게 제일 이상적이더라.
그 모습이 슬픈 일에도, 기쁜 일에도 감정이 우선으로 안 나서는 어른 모습으로의 진정한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