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살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You only live once
오늘이 지나면
You only live once
다시 돌아가겠지
You only live once
그래도 하루만큼은 나를
You only live once
위해 살고 싶어”
‘스텔라장-YOLO’ 가사 중
‘신과 함께’, ‘도깨비’ 등 한때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윤회사상’이 핵심 콘텐츠로 다뤄졌었다. 이는 콘텐츠화 하기에 좋은 소재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도 판단된다.
하지만 난 인생은 한 번뿐 임을 믿으며, 또한 이를 원한다. 이는 결코 나의 인생이 성공적이거나, 아니면 반대로 실패적이어서가 아니다. 그저 ‘한 번이면 족하다’라는 생각일 뿐이다.
언젠가 문득 이 한 번 사는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타인과 내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가지며 미미하게나마 좋은 영향을 미치려 노력 해왔으나, 정작 나 자신에게는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때 마침 혼자만의 ‘독립’을 시작한 후 나와 좀 더 친해지기 시작한 터라, 내가 사는 인생을 알아가기로 했었다.
내가 어떤 순간에 행복할까?
단순하게 시작된 이 질문을 곱씹어 보다 보니, ‘행복’이란 단어가 필요 이상으로 뭔가 거창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은 담담하고 담백한 표현으로, ‘인생 살만한 순간’을 기록했다.
[인생 살만하다고 느끼는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을 보낼 때
우연히 머문 시선에 아름다움이 있을 때
귓가에 맴도는 음악을 들었을 때
상대의 말과 행동에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녹아있을 때
자연의 경이로움과 마주했을 때
…
친구와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고, 가족들과 한 끼 식사를 함께하고, 창틀에 소복이 쌓인 눈에서 예쁜 결정체를 보고, 지나가듯 한 말인데도 상대가 먼저 기억해 주고,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새 앨범을 듣고, 어느덧 하루를 마무리하듯 지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인생은 살만한 것 같다.
이 리스트는 현재 미완의 상태이다. 내게 축복이 허락된다면, 아마 생의 마지막 순간을 앞둔 때까지 쌓아갈 것이다.
스텔라장의 싱글 YOLO는 열심히 살아온 내게 주는 작은 선물로 급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루프 스테이션 장인인 만큼, 소리 하나하나를 쌓아갈수록 스텔라장 특유의 짜임새와 위트 있는 음악이 만들어진다. 마치 나의 리스트가 쌓여가듯.
때로 ‘인생 살만하다고 느끼는 순간’들로 살아가기에는 힘에 부칠 때가 있다. 티끌만 한 것부터 코끼리만 한 것까지, 다양한 내적/외적 요인은 빌런이 되어 우리 삶을 위협하기도 한다. 정이 떨어지게 만든달까.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빌런이 있다면 히어로가 있다. 그 존재의 균형이 어쩌면 ‘인생 살만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더욱 귀하게 여길 수 있게 만들지는 않을까 희망하며, 리스트를 쌓아가는 YOLO를 이어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