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성공

by 혜윰

내 삶의 전환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이혼이다. 이혼 전의 나는 겁 많고 소심하고 자존감도 낮아서 항상 숨거나 피하거나 눈치보며 사는 사람이었다. 스스로를 좁은 틀 안에 갇우고 넓은 세상 밖으로 나설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다 누군가 등을 딱 밀어주듯 단호하게 이혼을 했고, 이후 내 삶은 백팝십도 바뀌었다. 부족하나마 미숙하나마 혼자 사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스스로 우뚝 서는 법, 스스로 당당해지는 법,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배워가며 살았다. 그렇게 나는 뒤늦게 어른이 되었다.


흔히들 이혼 했다고 하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에 실패하고, 사랑에 실패하고, 인생에 실패한 패배자로 여긴다. 그래서 이혼한 사람을 하자가 있는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온갖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일삼지만. 또 어떤 이들은 측은하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연민을 갖는다.


그런 분들에게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저 실패한 거 아닙니다. 인생의 패배자는 더욱 아니고요. 사랑에 성공해서 결혼을 한 거고, 불행한 삶을 멈추는 것에 성공 해서 이혼을 한 겁니다. 결혼도 성공, 이혼도 성공. 저는 두 번의 성공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가여워할 필요도 없고, 편견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이혼을 했건 안했건, 결혼을 했건 안했건, 우린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뿐이죠. 그것이 곧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요. 또 다른 괴로움 또 다른 슬픔일 수 있어요. 선택 이후의 삶은 알 수 없어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선택을 하면서요.



by 혜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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