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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훈 Nov 22. 2021

디즈니플러스 : 구독을 고민하고 있다면

어린시절의 상상력과 기대를 계속해서 실재화 해 나가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11월 12일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 런칭했다. 덕분에 지난 2주 동안 만난 주변 사람들로부터 새로 런칭된 또 하나의 OTT서비스의 구독 여부에 대하여 적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디즈니 플러스의 런칭을 기다려왔고, 국내 런칭한 첫 주말부터 구독하여 벌써 몇몇 시리즈를 정주행 완료했다.  


소비자로서 체감하기에 디즈니 플러스 구독 목적은 넷플릭스나 왓챠와 같은 기존 OTT서비스와는 목적이 다르다고 느껴진다.  내가 디즈니 플러스를 기다린 이유 또한 그러했고, 명확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을 통해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드라마 시리즈를 볼 수 있기 때문!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마지막으로 끝났다고 생각했던 마블 유니버스의 세계관이 드라마를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있었고, 이를 보기 위해서라면 구독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마블 스튜디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에도 계속해서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을 이어가는 영화들을 개봉하였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작이 예정되어 있는 영화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드라마까지 이 방대한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는 점은 컨텐츠의 소비자로서는 흥미롭기도 하고, 마블의 팬의 입장에서는 흥분되는 일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12월 초에 곧 개봉할 예정인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세상에 자신의 정체가 밝혀진 피터(스파이더맨)가 내 정체를 모두가 몰랐던 시절로 시간을 돌려달라고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이야기한다. 이를 실행했다가 시간의 연속성이 뒤틀려, 위기에 빠지는 세상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영화의 예고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영화의 주된 전제가 되는 '멀티버스'라는 개념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볼 수 있는  '로키'라는 드라마를 통해 무려 6부작에 걸쳐 먼저 설명해 주었던 개념이다.  그러니까 정리해 보면 지금까지는 어떠한 영화를 우리가 마주할 때, 영화의 시작에서 검은 화면에 하얀 글씨로 설명해 주거나, 몇몇 등장인물의 간단한 설명 정도로 사실상 강제로 주입받고 시작했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전제들이, 마블의 경우에는 드라마라는 장치를 통해 더욱더 확실한 이해를 그야말로 제대로 각인시켜 놓는 형태인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굳이 필요 없는 장치일 것이 분명하긴 하지만, 마블 유니버스의 팬 입장에서는 이보다 친절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에는 마블 뿐만 아니라, 스타워즈,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이와 같은 컨텐츠들이  줄줄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적으로 픽사에서 제작한 모든 애니메이션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초등학생 때 '몬스터 주식회사'라는 영화도 재밌게 보았었다. 그런데 웬걸 디즈니 플러스에는 '몬스터 근무일지'라는 단편 드라마 시리즈가 있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결말은 아이들의 비명보다 웃음소리에서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몬스터들이 아이들에게 겁주기를 대신 웃음을 얻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의 '몬스터 근무일지'는 몬스터 주식회사에 겁주기 선수가 되기 위하여 취직을 준비했던 한 몬스터가 하루아침에 웃기기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초등학생 때 몬스터 주식회사를 2번, 3번 돌려 보았던 한 아이가 약 20년 뒤에 이러한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된다면 도저히 이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은 그냥 그렇게 끝난 줄만 알았던 어린 시절과, 지난 시간의 애니메이션, 영화의 뒷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구독을 누르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백설공주는 그 뒤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와 같은 뻔한 결말은,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OTT서비스가 앞으로 존재하는 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상상력과 기대를 계속해서 실재화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즈니 플러스의 구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통해 '오징어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과는 목적이 다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전 세계와 함께 시대적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컨텐츠를 소비한다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는 어린시절의 상상력과 기대를 계속해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다. 


꼭 이야기의 전개를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더라도, 더 이상 만나지 못할 줄만 알았던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당연한 이유 또한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해야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출시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라인업들 또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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