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견제하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혹시 성급한 오른손이 일을 벌이면
왼손은 뒤늦게라도 따라가
흔적을 지우고 방향을 고쳐야 된다.
이 둘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삶은 자주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매번 오른손은 앞서 나간다.
여러 일을 동시에 붙잡고
자신이 중심이라 믿으며 움직인다.
반면 왼손은 더디고 조용한 편이다.
눈에 띄기보다는
곁에 머무는 쪽을 택한다.
그래서 늘 보조 역할에 머문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왼손은 자리를 비운 적은 없다.
하지만 왼손은 늘 융통성 없이
제 자리만을 주로 지킨다.
오른손이 책임을 다하니
어떤 때는 모른 척 주머니 속으로
숨어버리기도 한다.
요즘 나는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일상의 속도를 다시 배우고 있다.
평생 앞장서던 오른쪽 어깨는
오십견이라는 이름으로
갑작스레 멈춰 섰다.
그 자리를
왼쪽 어깨가 대신한다.
서툴고 느리지만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다.
왼쪽이 팔을 걷어붙인다.
하루를 견디는 데는 충분하다.
그제야 나는 알게 된다.
앞서 나가는 쪽뿐만 아니라
끝까지 곁에 남는 쪽이
삶을 지탱해 왔다는 사실을.
오십견은
흔한 질환이었지만
내게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 주었다.
속도를 줄이는 법,
역할을 나누는 법,
평생 동안 선두에 서서 진두지휘 했으니
이제는 좀 더 아껴주고 어루만져 줘야 하지 않을까
#오십견
#오십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