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힘
나는 여행 잼병이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 그대로, 늘 주변만 맴돌다 육십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남들처럼 비행기를 오래 타고 떠나는 해외여행이라곤 일본 몇 곳이 전부다.
그 흔한 베트남도 가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게도 인생 여행이 있다.
십수 년 전 천주교 교리 중에 갔던 3박 4일의 제주도 성지순례다.
성지를 도보로 걸으며 기도했던 그 제주 길의 여정은
글로는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깊은 울림을 남겼다.
나는 그 여운을 가슴속에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지금도 일상 속에서 곶감 빼먹듯이
그 기억을 꺼내어 다시 추억하곤 한다.
그러다 약발이 떨어질 즈음이면
나는 다시 제주도를 찾는다.
이번에도 3월에 번개처럼
2박 3일의 성지순례 일정을 잡았다.
일행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롯이 기도와 묵상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고
미리 정해두지도 않았다.
기도를 하다가
마음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마구잡이식 기도를 하겠다고
그렇게 마음먹었다.
십수 년 전에 느꼈던 그 기운이 다시 살아난다면
나의 기도발도 여전히 적중할 것이고,
적어도
내 영혼을 끝까지 쥐어짤 수 있는 곳이
그곳임에는 틀림없다고 믿었다.
첫날, 용수 성지에서부터
봇물이 터졌다.
김대건 신부님의 십자가는
이번에도 내 가슴을 깊이 후벼팠다.
성지에서 솟구치는 나의 눈물은
내 십자가 때문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짊어지고 있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십자가가
내 오감을 건드렸고
나는 스스로 그 감정을 놓기가 어려웠다.
둘째 날은 추자도 성지였다.
제주도와 추자도, 그리고 완도
세 섬의 날씨가 모두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그 뱃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올해 들어 제주 성지를 찾은 순례객 가운데
우리 일행이 처음으로 그 길을 건넌
행운의 방문객이 되었다.
황사영의 아들
황경한이
제주에 유배되어 있던
어머니 정난주 마리아를 그리워하며
날마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았다는
그 눈물의 십자가를 향해
나도 숨을 고르며
천천히 따라 올라갔다.
오르막길의 숨이 가쁘게 차오르는 고통 속에서
기도는 다시 터져 나오듯 솟구쳤다.
역시 같은 사람이다.
한 사람이 반복적으로 머리속을 차지했다.
글로는 다 담기지 않는 나의 간절한 기도는 두 시간을 넘기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날은
미사 중이었다.
왜 이렇게 행복할까.
내 몸속의 세포를 모두 일으켜 세워
기도를 했는데
왜 나는 지치지 않는 것일까.
오히려 행복에 겨워 있었다.
이것은 무슨
에너지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일까.
이것이 제주 성지의 기운일까.
나는 이번에 또 미스테리한 미사를 경험했다.
내가 2박 3일의 빡빡한 순례 일정을 소화하고도 피로 하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 어떤 미지의 힘이 있었다.
그것은 솔직히 말해,
내가 천국을 완전히 믿지는 않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굳게 믿고 있는 것.
기도의 힘이었다.
#제주성지순례
#기도여행
#제주도성지
#용수성지
#추자도성지
#김대건신부
#천주교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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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길
나는 여행 잼병이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 그대로, 늘 주변만 맴돌다 육십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남들처럼 비행기를 오래 타고 떠나는 해외여행이라곤 일본 몇 곳이 전부다.
그 흔한 베트남도 가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내게도 인생 여행이 있다.
십수 년 전 천주교 교리 중에 갔던 3박 4일의 제주도 성지순례다.
성지를 도보로 걸으며 기도했던 그 제주 길의 여정은
글로는 도저히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깊은 울림을 남겼다.
나는 그 여운을 가슴속에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지금도 일상 속에서 곶감 빼먹듯이
그 기억을 꺼내어 다시 재현하곤 한다.
그러다 약발이 떨어질 즈음이면
나는 다시 제주도를 찾는다.
이번에도 3월에 번개처럼
2박 3일의 성지순례 일정을 잡았다.
일행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롯이 기도와 묵상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고
미리 정해두지도 않았다.
기도를 하다가
마음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마구잡이식 기도를 하겠다고
그렇게 마음먹었다.
십수 년 전에 느꼈던 그 기운이 다시 살아난다면
나의 기도발도 여전히 적중할 것이고,
적어도
내 영혼을 끝까지 쥐어짤 수 있는 곳이
그곳임에는 틀림없다고 믿었다.
첫날, 용수 성지에서부터
봇물이 터졌다.
김대건 신부님의 십자가는
이번에도 내 가슴을 깊이 후벼팠다.
성지에서 솟구치는 나의 눈물은
내 십자가 때문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짊어지고 있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십자가가
내 오감을 건드렸고
나는 스스로 그 감정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둘째 날은 추자도 성지였다.
제주도와 추자도, 그리고 완도
세 섬의 날씨가 모두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그 뱃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
올해 들어 제주 성지를 찾은 순례객 가운데
우리 일행이 처음으로 그 길을 건넌
행운의 방문객이 되었다.
황사영의 아들
황경한이
제주에 유배되어 있던
어머니 정난주 마리아를 그리워하며
날마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았다는
그 눈물의 십자가를 향해
나도 숨을 고르며
천천히 따라 올라갔다.
오르막길의 숨이 가쁘게 차오르는 고통 속에서
기도는 다시 터져 나오듯 솟구쳤다.
역시 같은 사람이다.
한 사람이 반복적으로 머리속을 차지했다.
글로는 다 담기지 않는 나의 간절한 기도는 두 시간을 넘기면서도
멈추지 않았다.
마지막 날은
미사 중이었다.
왜 이렇게 행복할까.
내 몸속의 세포를 모두 일으켜 세워
기도를 했는데
왜 나는 지치지 않는 것일까.
오히려 행복에 겨워 있었다.
이것은 무슨
에너지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일까.
이것이 제주 성지의 기운일까.
나는 이번에 또 황홀한 미사를 경험했다.
내가 2박 3일의 빡빡한 순례 일정을 소화하고도 피로 하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 어떤 미지의 힘이 있었다.
그것은 솔직히 말해
내가 천국을 완전히 믿지는 않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굳게 믿고 있는 것.
기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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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편집
책읽는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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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래시장에서 깜장고무신 이라는 옷가게를 운영하며 책을 읽고 글도 쓰고 있습니다. 일상한번 구경 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