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리

가게 앞 쓰레기

by 책읽는고무신


어제는 플라스틱 수거 날이라

가게 앞에 한 뭉치를 내놓았다.

비닐봉지가 좀 작은 듯, 밖으로 삐죽이 나오는

플라스틱을 억지로 집어넣고 퇴근했다.


그런데 아침에 출근해 보니 아뿔싸

비닐이 터져 모두 널브러져 있었다.

그 위로는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기들이 함께

뒤섞여 있어 수거하는 사람이 아예 패스해

버린 것 같았다.


​젠장~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떠올랐다.

주인이 없는 낡은 건물 하나,

깨진 유리창 하나에서 시작해 너도 나도

목적도 없이 돌멩이를 던져대어

결국 모든 유리창이 깨지고

마침내 폐허가 되어 주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심리학의 이야기

한 사람, 혹은 한 공간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법칙이다.


사람 심리는 그만큼 무섭다.

누군가 가게 앞에 몰래 쓰레기를 버렸고,

지나가던 사람은

주인도 없는 것 같고, 이미 더러워진 김에

‘여기쯤이야’ 하며

자기 쓰레기를 얹었을 것이다.

보통은

깨끗하게 정리된 자리에는 웬만해서는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


오늘 아침, 이 쓰레기를 치우며

엊저녁 깔끔하지 못했던 나의 불찰을 먼저

떠올려 보았다.

이유야 어떻든

주변 정리에 소홀했던 건 내 몫이었다.

짜증이 나서 빗질을 하다가

마침 주변을 다 정리하고 나니 또 한 생각이

마음을 다독였다.

내가 어딘가를 방문했을 때,

나는 너무 깔끔하게 정리된 집이나 장소가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다.


그 마음도 어떤 심리의 한 조각이라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 가게 앞은

아는 이든 모르는 이든 그들에게 썩 불편한

공간은 아니었는 듯하다.


내친김에 쓰레기도 치우고 모처럼 이웃 가게앞도

비질을 하며 역발상으로 보람찬 하루를 시작

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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