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 사랑의 선택

요양병원에서의 최후

by 책읽는고무신

나는 지금 요양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의식이 없다는 이유로,

나의 자녀들과 병원은

내 몸에 ‘엘튜브’라는 호스를 꽂았다.

의료진은 말했다.

굶겨 죽일 수는 없다고.

혈압과 체온을 유지하려면 불가피하다고.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 과정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캔에 담긴 묽은 미음이

그 호스를 타고 들어온다.

내 소화 기능이 허락하는 한,

이 장치는 계속 내 몸에 머물 것이다.


어느 날이었다.

간호사가 환기를 시킨다며

병실 창문을 잠시 열어 두었다.

그 순간만큼은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어

살아 있다는 감각이 아주 조금 돌아왔다.

마침 미음이 역류하여

튜브를 잠시 뺀 상태여서

내 입은 벌어져 있었다.

윙— 하는 소리와 함께

똥파리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간호사는 놀라 창문을 닫고

파리를 쫓으려 애썼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그 앙큼한 파리는

잠시 숨어 있다가

내 얼굴 주위를 맴돌았다.

입은 벌어져 있고

몸에서는 냄새가 났을 것이다.

파리는 망설이지 않았다.

옳거니, 하고

내 입 안으로 들어왔다.


얼마간

내 입속에서 쉬다 간 그 파리는

나중에서야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얼마 후,

병실이 소란스러워졌다.

“선생님들, 이거 보세요.

이걸 아직도 못 보셨다고요?”

환자 입 안에,

구더기가 있었다.

양치를 제대로 시키지 못한 탓이라며

누군가 말했고,

나는 그제야 알았다.

그 똥파리가

내 입 안에 알을 낳고 갔다는 것을.

움직이지 못하는 인간이라고 해서

이래도 되는 걸까.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나의 자녀들이

원망스러워졌다.

연명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건만,

내가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죽음의 문 앞에서

이런 수치를 견뎌야 하는 걸까.


얘들아

너희가 나를 두고 경제적인 이유로

서로를 떠밀며

고성을 질러대던

목소리를,

엄마는 마지막 남은 청력으로

다 들어버렸단다.

그래도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하였다고 믿어줄 터이니

제발,

그냥 죽게 해 다오.

엄마도 그럴 자격 있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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